"한 해 농사 포기할 판"..가뭄 이은 물난리에 농가 '울상'
<앵커>
이번 폭우는 농민들에게도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비가 오지 않아서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을 겪었는데, 비 피해까지 겹치면서 한 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충북 괴산군의 한 인삼밭입니다. 고랑은 빗물로 가득 차 있고, 인삼 싹은 진흙에 뒤덮여 있습니다.
30년 넘게 같은 밭에서 인삼 농사를 지었다는 이 농민은, 밭을 모조리 뒤엎어야 할 처지에 놓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안상길/인삼 재배 농민 : 인삼은 물이 한번 쭉 들어갔다 나오면 전부 썩거든요. 느닷없이 물이 닥치니 어쩔 도리가 없네요.]
인근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비닐하우스 뼈대가 엿가락처럼 휘었고 비닐은 뜯겨 나갔습니다.
토마토 줄기에 사람 키 높이까지 묻은 흙이 처참했던 상황을 말해줍니다.
애호박 하우스에도 빗물이 들어차 수확은 기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황정옥/애호박 재배 농민 : 폭염에 가뭄에 농작물 다 망가뜨리고 이제 비에 다 망가뜨리고 큰일이야 큰일.]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옥수수밭도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 이렇게 옥수수 나무가 쓰러졌고 뿌리까지 보이는 상태입니다.
청주에선 출하를 앞둔 수박이 폭우에 잠겨 상품성을 잃었습니다.
[장태순/수박 재배 농민 :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는 이것이 자식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자식을 잃은 그런 슬픔이라고나 할까요.]
최악의 가뭄을 이겨내며 농작물을 키워온 농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박희성 CJB,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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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기자sungh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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