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 엘 "유승호와 출신 달라..연기 비교 부담 없었다" [인터뷰]

김풀잎 2017. 7. 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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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풀잎 기자] MBC 드라마 ‘군주’에서 허수아비 왕(이선)으로 분하며 역대급 짠내를 풍긴 주인공, 언뜻 보면 신인배우로도 보이지만 사실 그의 정체는 데뷔 8년차 인피니트 멤버 엘(김명수)이다.

엘의 연기 경력은 길지는 않다. 2012년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이후, 크고 작은 작품에 출연하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군주’를 통해 최초로 묵직한 캐릭터를 맡게 된 것. 첫 사극 출연이기도 했다. 

‘군주’ 종영 후 TV리포트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엘은 “좋은 스태프, 배우들과 촬영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부터 전했다. 

엘은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도 준비할 게 많았다”며 “사극이 현대극보다 어렵다는 주변의 말은 사실이었다. 시놉시스를 봤을 때는, 난 못할 것 같다고도 생각했다. 나는 천민 출신에서 왕이 되고, 흑화 된 다음에 죽음을 맞는 역할이었다. 당시 신분제가 있다 보니, 다른 주연 배우들과 톤과 어조가 달랐다. 말투나 자세까지 일일이 연습했다”고 출연 비화를 털어놓으며 대화의 시작을 알렸다. 

캐스팅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다고 엘은 설명했다. 엘은 “오디션을 수차례 봤다”며 “작품 및 캐릭터에 대해 감독님과 다섯 번의 이야기를 나눴다. 내 생각에는, 내가 가수 출신이라 주연으로 뽑힌 것 같다. 내가 맡은 천민 이선은, 감정의 기승전결이 있는 친구였다. 나는 가수니까 다른 관점에서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수 출신이라는 이점으로 캐스팅이 됐다지만, 일명 연기돌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선입견을 간과할 수 없었다. 엘은 “당연히 내 연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을 것”이라며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노력을 더 했다. ‘군주’는 반사전제작 드라마였고, 감독님이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기회가 꽤 많았다. 예습을 철저히 했다”고 털어놨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자세에 대한 지적이다. 엘은 “나는 가짜 왕이기 때문에, 위축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사와 자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준비했다. 그래서 어깨를 구부리게 됐는데, ‘거북목’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생겨버렸다. 확실히 말하지만, 나는 거북목 증후군에 걸리지 않았다. 진짜 세자를 만났을 때를 생각해 보라. 꼭두각시 왕은 당연히 자격지심이 들 것이다. 주눅이 든 모습을 그런 식으로 표현했다. 드라마 후반에는 가슴을 펴고, 목소리 크게 말한 장면도 많다. 드라마를 처음부터 보신 분들은 이해하시는데, 단면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내가 거북목이라고 여기시더라. 솔직히 속상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물고문 신이 특히 힘들었다”며 “왕에게 물고문을 당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극단으로 치달은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탓인지, 촬영을 끝내고 나니 위경련에 걸렸다. 밤에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엘은 흑화 된 천민 이선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엘은 “많은 사람들이 이선이의 천재성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선이는 대목과 대비 사이에서 5년을 버텼다. 그것만으로도 천재성이 입증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내가 흑화를 하자, 악플이 엄청 많이 달리더라. 시청자들이 몰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악역에게는 칭찬이 아니냐”고 언급했다. 

‘진짜 세자’ 역의 유승호와의 연기 비교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고 한다. 엘은 “우리는 출신 자체가 다르지 않냐”며 “나는 가수이고, 첫 사극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함께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촬영 전에 따로 만나서 작품의 방향성에 대해 줄곧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고양이를 키운다는 공통점도 있더라. 고양이라는 공통 화제로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엘은 ‘연기돌’이라는 위치에 대한 소회도 전했다. “노래와 연기를 계속 병행하고 싶다”는 그는, “나는 ‘군주’에서 OST도 불렀다. 두 가지를 같이 하니까 시너지가 나는 느낌이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데뷔 당시에는 완벽한 상태가 아니지 않느냐. 정해진 일정만 하기에도 버겁다. 이제는 8년차가 됐다. 나에게 맞는 옷을 찾아가는 과정 같다. 외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꾸준히 변화하고 싶다. 아직은 진행형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엘은 “아이돌은 사실상 만능 엔터테이너다. 연기, 예능, 뮤지컬까지 다 한다. 주변의 시기와 질투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해당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욕을 먹는 것도 지당하다. 본인의 역량에 달린 일 같다. 나는 댓글을 많이 본다. 비난이 아닌 비판이 있다면, 그걸 고치고자 노력한다. 그런 식으로 성장해가려 한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엘은 “연기가 재미있다”며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체험을 할 수 있지 않냐. 동시에 천민과 왕도 되어봤고, 궁중 체험도 했다.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며 맛집도 많이 발견했다. 신선하고 흥미롭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현재 일 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그다. 엘은 “내 연기는 100점 만점의 50점이라고 생각한다. 노력해야 할 부분이 정말 많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연애라던가 다른 것들을 즐기기는 이르다. 일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 일에 치여 살아보니 재미있다. 차기작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고양이를 돌보면서 밀린 영화나 좀 보고 싶다”고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엘은 “나는 슬럼프에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다”며 “낙담하고 실망한 순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겨낼 수 있다. 사소한 고민이나 스트레스는 물론 있지만, 순간순간 극복하려 한다”고 당찬 성격을 자랑하기도 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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