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반려동물도 가족이다] 누렁이는 먹는 개, 비글은 키우는 개? 누가 그러던가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7. 18:05 수정 2017.07.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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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동물복지 국회포럼 공동 연중캠페인
1.강아지는 음식이 아닙니다
(1) 식용견·반려견 따로 없습니다
식용.반려견 다르다는 건 개고기 먹는 사람들의 편견.. 개농장에선 모든 종류 발견
내장칩 있고 주인 있는데도 확인 절차없이 끌려와있어
어떤 종이든, 유기견까지도 개고기 취급하는 게 현실

fn-동물복지 국회포럼 공동 연중캠페인
1.강아지는 음식이 아닙니다
(1) 식용견·반려견 따로 없습니다
식용.반려견 다르다는 건 개고기 먹는 사람들의 편견.. 개농장에선 모든 종류 발견
내장칩 있고 주인 있는데도 확인 절차없이 끌려와있어
어떤 종이든, 유기견까지도 개고기 취급하는 게 현실

"보신탕집 메뉴, 당신의 반려견일 수도 있습니다." 2015년 12월 경기 양평군의 한 개농장에서 파란눈에 매끄러운 털을 가진 품종견 시베리안허스키가 발견됐다. 인근에 거주하던 A씨는 이 개가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모습을 보고 개농장주를 설득해 개를 사들였다. 동물보호시민단체인 카라측이 확인한 결과 이 개는 주인은 물론이고 반려견으로 등록도 돼 있는 개였다. 길 잃은 시베리안허스키를 해당 유기동물보호소가 보호하다 임의로 개농장에 넘겨버린 것이다. 특히 이 보호소는 다른 개 여러 마리도 주인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개농장에 넘긴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 카라 제공
국내 한 개농장에서 발견된 품종견인 '불테리어'(위쪽)와 '프렌치 불독'(아래쪽). 사진= 카라 제공

개농장은 동물보호법의 사각지대다. 전국적으로 1만7000여곳에 달하는 국내 개농장에서는 한 곳에서 적게는 10마리 안팎, 많게는 6000마리에 달하는 개가 사육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개농장에서 사육하는 개를 '식용견', 즉 먹기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이곳에는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부터 주인이 있는 데도 잠시 길을 잃은 '반려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길을 잃거나 버림받아 지방자치단체의 보호소에 입소한 반려견들 중 상당수가 암암리에 개농장을 거쳐 솥에서 삶을 마감한다.

■내 반려견이 식탁에 오를 수도

개식용 문제가 사회 이슈로 등장하면서 식용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식용견 사육을 합법화하자'거나 '먹는 개와 기르는 개가 엄연히 다른데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이들 중 상당수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가족 같은 내 반려견이 집을 잃고 길을 전전하다 개농장으로 보내져 보신탕집에서 생을 마감한다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앞 사례의 시베리안허스키 '헌터'는 개농장에서 구조돼 다행히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에 따르면 한 제보자는 비싼 대형 품종견으로 알려진 시베리안허스키가 개농장에 온 것이 의아해 개농장 주인에게 물어본 결과 농장에는 헌터를 비롯한 다른 몇몇 개들이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기동물보호소를 위탁운영하는 일부 동물병원에서도 내장칩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형견들을 개농장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한 가족이 법에서 규정한 대로 병원에 데려가 등록까지 한 소중한 반려견인데도 '주인 없음'으로 안락사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식용견은 따로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도사견과 누렁이(황구) 등 2종이 식용으로 사육된다. 하지만 식용견 농장에서는 모든 종류의 개들이 발견된다. 래브라도, 골든 리트리버, 비글, 시베리안 허스키, 코카 스파니엘과 치와와 등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종류의 개들이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국민 중 상당수가 아직도 먹는 개와 기르는 개가 다르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개고기로 사용되는 '식용견'은 지능이 낮고 무감각하다는 생각하는 데 비해 순수 혈통인 '반려견'은 인간의 동반자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식용견으로 알려진 도사견과 황구도 다른 종류의 개와 지능이 별반 차이가 없다. 게다가 반려견으로 널리 알려진 순수 혈통의 개 또한 농장에서 식용으로 사육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반려견과 식용견의 구분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시장에 유통되는 식용견 중에는 목줄을 하고 있는 개들이 종종 발견된다. 이들 대부분은 훔쳤거나 실종 또는 유기된 개다.

심지어는 식용으로 유통되는 개 중에는 애견 경매장이나 유기견 보호소에서 온 것도 있고 퍼피밀(강아지 공장)에서 모견·종견으로 사육되다 쓸모없어진 개(폐견)들이 유통되기도 한다.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는 "반려견과 식용이 다르다는 개념은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의 편견"이라며 "모든 종류의 개, 유기견까지도 개고기 취급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한 종류의 개를 어떤 기준으로 반려와 식용으로 나눌 수 있겠는가"라며 "식용견 농장에서 사육되는 누렁이가 반려견으로 입양돼 잘 사는 경우도 있는 만큼 개는 모두 같은 개인 만큼 식용견과 반려견을 구분하는 일부 법률과 국민인식은 하루빨리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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