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카타르 단교 사태' 배후는 UAE발 가짜뉴스

입력 2017.07.17. 16:46 수정 2017.07.17. 20:46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사니 국왕이 '이란은 이슬람 강국'이라고 말하고 하마스를 칭송했다는 뉴스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국가들이 지난 6월초 카타르와 단교하는 뇌관이 됐다.

아랍에미리트는 카타르 정부의 뉴스,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해킹해 지난 5월말 사니 국왕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올려, 카타르와 걸프 지역 국가들 사이의 분규를 일으켰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6일 미 정보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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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국왕이 '이란은 이슬람 강국' 발언했다는 가짜뉴스
진원지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해킹이라고 미 정보기관 확인

[한겨레]

타밈 빈 하마드 사니 카타르 국왕.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사니 국왕이 ‘이란은 이슬람 강국’이라고 말하고 하마스를 칭송했다는 뉴스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국가들이 지난 6월초 카타르와 단교하는 뇌관이 됐다. 카타르는 이는 해킹에 의한 ‘가짜 뉴스’라고 주장해왔다. 최근 미국 정보 관리들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주도한 해킹이 그 ‘가짜 뉴스’의 발원지라고 확인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카타르 정부의 뉴스,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해킹해 지난 5월말 사니 국왕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올려, 카타르와 걸프 지역 국가들 사이의 분규를 일으켰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6일 미 정보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정보 관리들은 정보기관들이 수집한 정보를 새롭게 분석한 결과,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지난 5월23일 이런 해킹 계획을 논의하고 실행했고, 다음날 이 가짜뉴스가 생성됐다는 사실을 지난주에 파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이 해킹을 직접 실행했는지, 아니면 제3자에게 시켰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발 가짜뉴스는 이란과의 관계, 이슬람주의 세력 지원 등을 놓고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등과 불화를 겪어온 카타르를 외교적으로 궁지로 몰았다. 당시 중동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등에 전폭적인 지원을 표방했고, 단교 사태에서도 사우디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해킹설은 유세프 오타이바 미국 주재 아랍에미리트대사의 해킹된 개인 이메일이 언론인들 사이에 돌면서 주목을 받아왔다. 이 이메일들은 아랍에미리트가 지난 몇년 동안 카타르와의 갈등 상황에서 미국의 지지를 얻으려 했던 시도들을 담고 있는 데, 친카타르 성향으로 보이는 ‘글로벌 리크스’라는 단체에 의해 해킹됐다. 그러나 오타이바 대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는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는 가짜라며 전면적으로 부인했다. 성명은 “아랍에미리트는 그 기사에서 묘사된 해킹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며 “탈레반부터 하마스, 카다피에 대한 자금 지원, 과격화 추동, 이웃국가 안정 침해라는 카타르의 행위가 진짜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카타르 단교 사태의 뇌관이 아랍에미리트의 해킹에 의한 가짜뉴스로 드러나면서, 양쪽의 불화는 더욱 깊어지게 됐다. 단교 사태 해결을 위해 걸프 지역 국가들을 순방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보좌관 로버트 해먼드는 “가까운 장래에 해결책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틸러슨 장관이 모든 관련국들이 동의해 공통의 장소에서 출발할 원칙들을 사우디와 카타르 쪽에게 남겨두고 왔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