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여권발 '과거사 파헤치기'에 속앓이 '부글부글'

2017. 7. 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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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지향 정권" 반발..법률지원단, 문건 공개 법리 검토 착수
바른정당 "한국당, 탄핵에 톡톡히 일조" 대여비판에 선 긋기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자유한국당이 여권발 잇단 '과거사 들추기'에 드러내지는 못해도 슬슬 끓어오르고 있다.

특히 공개된 박근혜 청와대 시절 민정수석실 문건 가운데 삼성경영권 승계 관련한 메모가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독대 한 달여 전 작성됐다는 사실을 16일 청와대가 추가로 밝히자 분위기는 한층 험악해진 게 사실이다.

문건 공개 시점부터 예상 가능한 수순이기는 했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사실상 무너지다시피 한 보수 진영을 애써 추스르기 위해 첫발을 내딛는 참에 잇단 과거사 파헤치기로 다시 상처를 후벼 파고 있다는 게 불만의 요지다.

박근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작성한 300건의 문건을 공개한 것은 물론이고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구성과 4대강 감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산 비리 수사 등 전 정권의 크고 작은 국책사업을 둘러싼 현 정권의 전방위 사정 공세가 강도를 더해간다는 게 한국당의 전반적 정서인 셈이다.

한 당직자는 민정수석실 문건 공개와 관련해 "법적으로 검토하면 그렇게 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굳이 따지고 들자면 공문서라기보다 개인적 메모 성격인데, 그것을 가지고 굳이 정치적으로 뭘 해보겠다는 자체가 치졸하다"고 일갈했다.

강효상 대변인도 전날 논평에서 "청와대의 이번 조치는 충분히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고,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면서 "한국당은 청와대가 전임 대통령기록물을 무단 공개하고 특검에 넘긴 것에 대해 당 차원의 법률적 논의와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국당은 일단 최교일 법률지원단장을 중심으로 대통령 기록물에 대한 공개가 적법한지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내 관계자는 "이 문제는 앞으로 운영위 등을 통해 철저하게 따질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문건 공개의 적법성 여부가 두고두고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워낙 바닥을 치고 있는 여론 탓에 공개적으로 반발하지는 못한다는 게 실질적 고민의 지점이다. 드러내놓고 반발하자니 과거와 단절이라는 '새 정치'의 전제가 무색하고, 가만히 있자니 내부까지 들어오는 칼날의 깊이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까지 묶어 보수 정권을 겨냥하고 있는 여권의 사정 반경이 넓다는 점에서 위기감은 한층 크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소한 1년 정도는 이런 식의 과거사 파헤치기가 계속될 것 같다"면서 "당도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하는 시점에 계속 과거사를 붙잡고 여권에서 몽니를 부리는 것 같이 굴면 우리로서도 갑갑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여권의 이 같은 전략이 사실상 정권 교체 시기마다 역대 정권에서 반복해 온 '과거사 발목잡기'와 다를 바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스스로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을 제기했다.

한 전략통 당직자는 "현재 문 대통령 지지율이 8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과거지향적 모습을 계속하면 대선 이전 지지율로 돌아가는 길을 스스로 자초하는 셈"이라며 "당장 여론 반등이야 가능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스스로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한국당식 반발과 선을 그었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반발과 관련,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데 톡톡히 일조했다는 사실을 아느냐"면서 "지금 청와대에서 문건이 나왔다니 한국당이 '방방 뛰는' 모습이 (탄핵 당시)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선긋기에 나섰다.

이 대변인은 "탄핵 당시 한국당이 국만 앞에 머리숙여 마주섰다면 박 전 대통령이 헌법 수호 의지마저 저버리는 지경까지 갔겠느냐"면서 "국정농당 사태의 전모를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권의 석고대죄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한국당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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