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 확정..19일 발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및 100대 국정과제'가 확정됐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국가정보원 개편 등 권력기관 개혁과 조세재정개혁특별위위원회 설치를 통한 부자증세 등 경제민주화 방안, 가계통신비 인하 및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 관리) 등의 민생 현안이 대거 포함됐다. 새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오는 19일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추진 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국정기획위는 지난 5월 22일 출범 이후 지난 15일까지 50여 일 동안 활동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 틀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과제를 다듬었다. 특히 검찰·경찰·국정원 등의 개혁은 문 대통령 공약의 핵심인데, 검경 수사권 조정과 맞물린 공수처의 연내 설치가 100대 과제에 들어가 이번 정기국회부터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1차 수사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개혁은 현재 자체적으로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위원장 정해구)'가 가동되고 있어 국정기획위는 여기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기관 명칭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고 업무 성격을 명확히 하는 선에서 개혁 방향의 큰 그림만 잡고 상세 실천방안은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인권 보호 강화 차원에서 형사공공변호인제도 도입을 공식화하고, 내부고발자 보호 방안도 100대 과제에 담았다.

국정기획위는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를 국정과제로 추진한다. 부동산 보유세, 에너지 상대가격,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주요 세제 개편 사항에 대해 사회적 타협을 이끌어 내면서 논의하기 위함이다. 특위는 앞으로 국민 경제 기여도, 공평과세·응분부담 등 조세정의 실현 등 다양한 원칙과 기준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국민 대다수의 동의가 있을 때만 세제 개편을 시도할 방침이다.

정부·여당이 거듭 강조하는 '일자리 창출'도 중요 국정과제다. 광역자치단체에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해 임기 내 34만개 관련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공공기관의 청년 의무 고용비율을 현행 3%에서 5%로 확대하는 등이 골자다. 최저임금은 별도 위원회에서 매년 정하고 있어 구체적으로 관련 내용이 담기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생활밀착형 공약은 적극 반영해 국민 체감도를 높일 생각이다. 휴대전화 요금은 오는 9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보조금 상한 제한 규정 일몰에 맞춰 요금할인이 현행 20%에서 25%로 늘 것으로 보인다. 또 노년층과 저소득층의 월 통신비를 1만1000원 줄이고, 2만원대 보편적 데이터요금제 출시도 예상된다.

이와 함께 유보통합은 보육에서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어린이집 보육 교사와 시설을 유치원 수준으로 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대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이를 이수한 자원에게만 임금 등의 처우를 개선해 줄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유보통합이란 명칭 대신 '보육현장 격차 해소' 등의 별도 과제명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쌀 생산조정제를 전격 도입해 연간 26만t가량의 생산을 감축하고 가격은 물론 수급 안정도 도모한다. 또 '100원 택시'도 국가 예산사업으로 편성해 전국에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남뿐만 아니라 상당수 지자체가 이미 자체 예산으로 (100원 택시를) 시행하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일부 비용을 보전해주는 방식을 취하면 연간 수십억 원 선에서 제도를 설계할 수 있어 내년부터 시행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세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