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김대희 "공개 코미디 부진? 우리가 초래한 것"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코미디언 김대희는 ‘개그콘서트’의 시청률 부진, 예전처럼 사랑 받지 못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등 암울한 현실을 씁쓸하게 인정했다. ‘개그콘서트’로 돌아온 코미디언 중 가장 선배인 그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거운 듯 했다.
김대희는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 오랜만에 돌아왔다. 레전드 코너인 ‘봉숭아 학당’을 부활시켰고, 자신이 이끌었던 코너 ‘대화가 필요해’를 재정비해 ‘대화가 필요해 1987’로 다시 선보였다.
그 중 ‘대화가 필요해 1987’은 과거 함께 호흡을 맞췄던 코미디언 신봉선과 손을 잡고 선보여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과거 ‘대화가 필요해’는 말 없는 한 가족의 식사자리를 콘셉트로 했다면, 이번 ‘대화가 필요해 1987’은 부부의 연애 시절을 보여준다. 김대희가 해당 코너를 론칭하게 된 계기는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이었다. 그는 “900회 특집에서 오랜만에 ‘대화가 필요해’를 하고 나서 댓글을 보니까 다시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아서 용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대화가 필요해 1987’이 처음부터 연애 시절 콘셉트로 기획된 건 아니었다. 김대희는 “장인어른에게 결혼 승낙을 받으러 가는 내용으로 구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민상이 프리퀄 형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줬고, 커플의 첫만남을 보여주면 어떻겠냐는 제작진의 의견을 수용해서 지금의 ‘대화가 필요해 1987’을 만들게 됐다”고 해당 코너의 탄생 비화를 전했다.
‘대화가 필요해 1987’은 ‘개그콘서트’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드라마타이즈 형식의 코너다. 매 회 이야기들이 드라마처럼 이어진다. 이에 대해 김대희는 “첫 시도라서 의구심이 들기는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인 만큼 기대하고 있는 효과도 있다. 그는 “제작진이 코너 방송 직전에 지난 이야기를 하이라이트로 편집해서 넣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시청자들이 지난 이야기들을 보지 않았더라도 궁금증이 생겨서 찾아볼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였다.
김대희는 ‘대화가 필요해 1987’뿐만 아니라 ‘봉숭아 학당’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한때 ‘봉숭아 학당’의 학생이었던 김대희는 이제 후배들의 캐릭터를 받쳐주는 선생님 역할을 맡게 됐다. 그럼에도 그는 “요즘 ‘봉숭아 학당’ 멤버들이 다 함께 모여서 한 명 한 명의 캐릭터를 고민해준다. 그럴 때 나는 실제로도 선생님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열정을 내비쳤다.
김대희가 ‘봉숭아 학당’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후배들이 마음껏 코미디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 김대희는 “’봉숭아 학당’은 이전부터 신인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설 수 있는 창구였다. 그래서 부활시킨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너희를 위한 기회이니 캐릭터를 만들어서 오라고 권유하고 있다”라며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서 다시 예전의 명성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면, 우리들은 빠질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김대희는 자신을 비롯한 강유미 신봉선 박성광 박휘순 등 ‘개그콘서트’로 돌아온 OB멤버들 모두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복귀 멤버들이 ‘개그콘서트’에 느끼고 있는 현재의 감정을 대신 전하며, 가장 선배로서 누구보다 결의에 찬 모습을 보여줬다.
“아주 좋은 상황에서 ‘개그콘서트’에 복귀한 건 아니잖아요. 저를 비롯해 복귀 멤버들을 부른 게 제작진에게 마지막 카드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다들 부담이 크고, 책임감도 느껴요. 하지만 분위기는 서로 훈훈해요. 용기를 북돋워주려고 하고요. 멤버들 다 같은 마음이에요.“
OB 멤버들이 똘똘 뭉쳐 ‘봉숭아 학당’에 각자의 캐릭터를 들고 나섰지만, 사실 ‘봉숭아 학당’의 화제성은 기대 이하인 상황. 오히려 김대희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현재 상황을 쉽게 인정했다. 그는 “준비 기간이 한 달도 채 안 됐다. 지금은 충분히 미흡할 수 있다”라며 “캐릭터가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그래도 첫 방송보다는 그 다음 주 방송이 조금 더 낫다는 방송이 있어서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그콘서트’는 한때 일요일 밤을 상징했지만, 그 명성이 빛 바래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일각에서는 자극적인 수위로 재미를 선사하는 케이블TV의 프로그램들과 비교하며 뒤처지고 있다는 혹평을 내놓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대희도 “케이블TV에서는 할 수 있는 것들이어도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김대희는 수위의 한계로 ‘개그콘서트’의 몰락을 변명하기보다는, 코미디를 직접 하고 있는 코미디언들의 문제로 돌렸다. 특히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도 폐지되며 국내 공개 코미디의 상황이 암울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그는 “이런 상황은 우리가 초래한 것이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핑계는 얼마든지 많지만, 근본적인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서는 이 상황을 타개하는 데에 누구보다 앞장서겠다는 책임감이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김대희는 현재 절실하다. 그는 “시청자들이 언제까지 우리를 기다려주실지는 모르겠지만, 기다려주고 계실 때 열심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겠다”라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이어 “머리를 싸매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그의 말에서는 간절함과 절박함이 느껴졌다. 이에 김대희의 마음이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돼, 다시 시청자들이 ‘개그콘서트’로 발길을 돌리기를 바래본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JDB엔터테인먼트]
개그콘서트|김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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