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계속 도망다닌 삶..결국 문학이라는 집에 잡혀"

조윤주 2017. 7. 1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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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을 믿지 못할 뻔 했다. 여기서 살기 싫었고, 멀리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촛불이 세상을 바꿨다. 이들은 참을 만큼 참다가 견딜 수 없게 되면 언제나 변화를 만들지 않았던가. 역사의 정체가 조금 더 갈 줄 알았는데 뜻밖에 세상이 빨리 바뀌었다"

최근 자전에세이 '수인'을 낸 황석영 작가가 북잼콘서트를 통해 독자들과 만났다.

지난 13일 서울 한남동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열린 '제13회 인터파크도서 수인 북잼콘서트'에서 황 작가는 신작 '수인'을 두고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문학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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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오른쪽)가 진행을 맡은 변영주 감독과 대담을 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을 믿지 못할 뻔 했다. 여기서 살기 싫었고, 멀리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촛불이 세상을 바꿨다. 이들은 참을 만큼 참다가 견딜 수 없게 되면 언제나 변화를 만들지 않았던가. 역사의 정체가 조금 더 갈 줄 알았는데 뜻밖에 세상이 빨리 바뀌었다"
최근 자전에세이 '수인'을 낸 황석영 작가가 북잼콘서트를 통해 독자들과 만났다. 지난 13일 서울 한남동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열린 '제13회 인터파크도서 수인 북잼콘서트'에서 황 작가는 신작 '수인'을 두고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문학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연의 진행은 영화 '화차'의 변영주 감독이 맡았다.

'수인'은 유년시절부터 베트남전쟁 참전, 광주 민주항쟁, 방북과 망명, 이어진 옥살이까지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그의 생애가 담긴 작품이다.

변 감독은 "한국 현대문학에 대한 다큐를 만든다면 오프닝 장면은 '삼포가는 길'의 장면 묘사처럼 어두운 들판에서 어딘가로 향해 멀어지는 기차로 할 것"이라며 "단순하게 말하면 대륙적, 우리에게 지평선을 끊임없이 일깨워주는 작가"라며 황 작가를 소개했다.

이어 황 작가의 강연, 변 감독과의 대담, 현장 토크, 작가 사인회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강연은 황 작가의 유려한 입담과 웃음이 더해져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황 작가는 현대사의 숱한 굴곡과 파란을 고스란히 겪어온 이다. 그는 "내 인생의 전반기와 후반기를 놓고 보면 문학으로부터 계속 도망 다니다가 결국엔 문학이라는 집으로 잡혀 왔다"라고 말했다.

자전 '수인'에 대해서는 "몸에서 간이나 쓸개가 빠져나간 기분이다. 헛헛하다. 자서전에는 1998년 석방 이후 20년의 삶은 빠졌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자전을 보면 생의 3분의 2 분량을 담더라. 그 뒷부분은 사후에 누군가가 평전으로 기록해주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수인'은 작가의 일생과 함께 한국 근현대사의 순간들이 그대로 압축되어 있다. 황 작가는 "내 작품과 인생을 합치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있었다. 어둠 속에 앉아있을 때에도 전혀 초조하지 않았다. '나에게 펜과 종이만 주어진다면 나는 해낸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독자가 나를 내버려두지 않으리라 하는 믿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우리 시대의 거장답게 관객들과 함께한 현장 토크시간도 열기로 뜨거웠다. 그는 "작가로써 감당해야하는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웃음) 시도 때도 없이 이름을 내걸어야 하는 점이 많다. 하지만 역사와 시대라는 어려운 존재가 내 등뒤에 없었다면, 늘 나를 긴장시키지 않았다면 내가 진정성 있는 작품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크게 웃었다.

한편 책을 통한 어울림을 의미하는 '북잼(BOOK JAM)'은 저자와 독자의 소통을 돕고자 인터파크도서가 기획한 스페셜 문화공연이다. 콘서트·토크·플레이 등 다양한 형식으로 독자를 만나고 있으며, 다음 제14회 이대열 교수 초청 북잼콘서트는 8월 중 개최될 예정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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