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캔인데 뭐"..혹시 나도 '혼술 중독'?

남궁민 기자 2017. 7. 1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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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와 혼술(혼자 술마시기)문화의 확산으로 습관처럼 가볍게 술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있다.

대학생 A씨(22·여)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해 소주나 폭탄주는 입도 대지 못한다"며 "하지만 요즘 출시되는 맥주나 과일주들은 도수도 높지 않고 맛있어 자주 마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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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여성 음주 확산.."술 안마시면 잠 못자" 소량도 습관되면 '알코올 의존증' 의심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한장면 /사진=tvn

#직장인 정모씨(26)는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고르는게 낙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 출시되는 맥주들은 모두 맛보기 위해 매일 다른 맥주를 구입한다. 그렇게 몇개월이 지나자 요즘은 맥주 한 캔 마시지 않으면 허전하고 잠이 오질 않는다.

수입맥주와 혼술(혼자 술마시기)문화의 확산으로 습관처럼 가볍게 술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있다. 하지만 적은 양이라고 방심하면 여러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혼술 문화 확산…저도주·과일주 女心 공략

14일 주류·유통업계에 따르면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볍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수입맥주가 이같은 유행을 이끌고 있다. 편의점체인 세븐일레븐의 올해 맥주 매출 중 수입맥주 점유율은 51.4%로 국산맥주를 넘어섰다. 2015년 36.4%에 불과했던 수입맥주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한 결과다.

낮은 도수와 달콤한 맛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과일주. /사진=인스타그램

도수가 높은 술을 꺼려 음주를 즐기지 않던 여성들도 유행에 가세하고 있다. 여성들의 입맛을 공략한 과일맛·저알코올 술이 속속 출시돼 여성들의 음주량도 늘고 있다. 과일맛 주류들은 알코올 맛이 강하지 않아 '음료수'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대학생 A씨(22·여)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해 소주나 폭탄주는 입도 대지 못한다"며 "하지만 요즘 출시되는 맥주나 과일주들은 도수도 높지 않고 맛있어 자주 마신다"고 말했다. 이어 "술을 잘 못마시는 친구들도 수입맥주 한두캔은 쉽게 마신다"고 전했다.

식사와 함께 맥주를 마시는 모습. /사진=영화 '심야식당'

주로 술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한국과 달리 식당이나 집에서 식사하며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는 외국문화를 자주 접한 것도 음주 문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직장인 이모씨(28)는 "일본 드라마를 보면 음료수처럼 맥주를 마시고, 위스키 한두잔을 맛을 즐기며 마시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며 "그런 모습을 자주 접하다보니 과거엔 처량하게 느껴졌던 혼술이 요즘은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술 없으면 잠 못자"…소량도 자주 마시면 '알코올 의존증' 위험

하지만 취미로 즐기는 술이 습관이 되면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쉽게 잠들기 위해 술에 의존하다 오히려 불면 현상이 심해진 경우가 대표적이다. 직장인 박모씨(25·여)는 "평소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자기 전 맥주 한 캔을 마시고는 쉽게 잠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맥주를 마시지 않으면 아예 잠에 들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저도주의 술을 소량만 마시기 때문에 건강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소량의 술을 오래 마시는 것은 오히려 간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박정숙 알코올의존자사회복귀시설 '까리따스' 사무국장은 "간은 알코올 해독작용을 한 뒤 일정기간 쉬어야 정상 기능한다"며 "소량이라도 주기적으로 긴 시간을 마시면 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고, 짧은 시간 많은 양을 마시는 폭음보다도 안좋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알코올 의존증에 빠질 위험도 있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알코올 의존증의 기준으로 적절한 기능 수행을 하려면 매일 술을 마시거나 자신의 의지로 음주를 끊을 수 없는 상태를 꼽았다.

박 사무국장은 "최근 술을 술이 아니라 음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술은 신체 여러 부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화학물질"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꼭 많은 양을 마셔야 알코올 의존인 것은 아니다"라며 "음주가 습관이 되고, 그 정도가 심하면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해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궁민 기자 serendip15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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