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의 빅 데이터, 세상을 읽다] 적응의 시대, 협력의 시대

2017. 7. 14.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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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 Mind Miner
비오는 저녁 한 대학의 강의실에 10대부터 70대 연령의 분들이 모여 강연을 듣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 한 여자분이 손 들고 한 질문이 잊히지 않습니다.

“올해 60인 저는 어렸을 때 나무 때는 아궁이에서 밥을 지었고, 좀 자라니 연탄불을 썼어요. 그 뒤 석유 쓰는 풍로에서 밥을 짓다가 가스레인지로 바뀌었지요. 요즘은 전기 인덕션을 쓰고 있으니 밥 짓는 방법만 보아도 그 변화는 정말 컸어요. 앞으로 기술발전과 변화는 얼마나 클 것이며 거기에 제가 적응할 수 있을까요?”

그 분의 질문에 두 번 놀랐습니다. 먼저 예전 60세를 생각해 보면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외모가 젊어 보인다는 것, 그리고 불과 한 갑자를 돌기도 전에 우리네 삶이 이렇게 무쌍한 변화를 겪어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변화가 이뿐만일까요. 60세 되는 또 다른 분에게 질문하면 안내양이 받던 버스 요금이 회수권에서 토큰으로 바뀌고, 언젠가부터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접촉하는 데 익숙해졌다 싶더니 지금은 수많은 교통수단을 카드 한 장으로 자유롭게 이용하는 환승시스템조차 자연스럽게 여기게 되었다고 답할 것입니다. 곧 손주한테서 스마트폰 영상통화가 걸려올 시간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이면서요.

그 강연의 제목은 ‘적응, 그리고 협력’이었습니다. 기술 발전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인지, 그리고 인류가 어떻게 협력해 조화롭게 살 것인지 함께 고민해 보는 자리였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러한 적응은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조금 쉬울지 모르겠습니다. 유엔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스웨덴 한스 로슬링 박사에 따르면 한국은 보건복지의 관점에서 볼 때 단기간에 세계 최저수준에서 고도로 향상된 유일한 나라라고 합니다. ‘경이로운 경제성장’이란 말엔 익숙해졌을지라도 우리 국민이 세계 그 어떤 지역 사람보다 이 놀라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온 것만은 사실일 겁니다.

다만 이제까지의 적응이 각자 살아남는 고군분투였다면 인공지능의 급부상,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지금은 인류가 함께 적응을 모색할 때인 듯합니다. 혼자만의 적응이 개체의 생존에 머무른다면 함께하는 협력은 우리 종의 생존을 도울 수 있기에 적응의 시대는 이제 협력의 시대를 부르고 있습니다.

송길영 Mind M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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