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포털 스스로 승자독식 허물어야

박태희 2017. 7. 14.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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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희 산업부 기자
국내 기업가치 순위에서 1년 만에 22계단이나 오른 곳이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삼성물산에 이어 주식 시가총액 5위에 오른 네이버다. 6년 전 8조원대이던 시총이 세 배 이상인 27조원으로 뛰었다.

무료 메신저로 시작해 시총 7조원대 기업이 된 카카오의 성장도 눈부시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우리 국민 3500만 명(안드로이드폰 이용자 기준)이 카카오톡·카카오맵·카카오택시 같은 카카오 서비스를 333억 분 동안 이용했다. 1인당 하루 40분가량을 카카오에서 눈을 떼지 않은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의 총아인 인터넷 기업들은 국민의 정보 접근 방식, 정보 소비 패턴을 바꾸며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취는 변변한 토종 정보기술(IT) 기업 하나 없이 구글·페이스북 같은 미국 업체에 온라인 주도권을 내준 유럽에 수범 사례다. 최근 네이버 경영진들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현지 ICT 업계 인사들은 “도대체 한국 시장에서 구글을 이긴 비결이 뭐냐”고 꼬치꼬치 캐물었을 정도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토종 인터넷 기업들의 눈부신 성과는 기업 힘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포털 중 하필 토종 사이트를 클릭하고, 앱을 다운로드받고, 이용 후기를 남겨 서비스 개선에 기여한 한국 소비자의 공이 크다. 묵직해진 기업 위상에 걸맞은 공적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때마침 정부가 ‘플랫폼 중립성’ 논의에 착수했다. 이 논의의 바탕에는 콘텐트 생산자들이 누구나 네이버·카카오 같은 플랫폼을 차별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플랫폼 업체들은 이 논의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2012년 이동통신업계 반발을 무릅쓰고 차별 없는 통신망, 즉 ‘망 중립성’ 원칙을 확립했다. 이 덕에 네이버·카카오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고속통신망을 활용해 급성장했다.

마침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네이버는 뉴스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한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가 많은 사람이 돈을 버는 터전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누차 했다. 플랫폼 중립 원칙은 다른 나라에서도 모범적인 해법을 찾아낸 사례가 아직 없다. 플랫폼 중립성 논의를 상생의 해법으로 승화시킬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IT 강국 소리를 들을 것이다.

박태희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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