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공공기관 온도 '28도 제한', 실익은?

김진일 입력 2017. 7. 1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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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은 33도, 경주는 39.7도까지 올랐습니다. 이런 폭염속에 전국의 관공서, 공기업, 준정부기관들, 그러니까 공공기관은 실내온도를 28도로 유지해야 합니다. 에너지 절약 대책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게 거꾸로 손해가 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팩트체크 해보죠.

김진일 기자, 올해는 언제부터 28도 대책이 시행됐나요.

[기자]

네 이번주 부터 시작됐습니다.

공공기관은 실내 온도를 28도로 유지해야 합니다.

다만, 학교나 민원 시설 등은 자율적으로 온도를 정할 수 있고, 전력 절감 효과가 있는 비전기식 냉방설비를 60% 이상 설치해서 가동하는 경우는 26도로 내릴 수 있습니다.

[앵커]

대부분은 28도 규제를 받고 있을텐데요. 실내 온도 28도면 괜찮은 겁니까.

[기자]

이제 최근 나온 연구 결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정부는 28도를 규제로 하면서 옷차림을 가볍게 하라, 이런 이야기를 했죠. 남자의 경우 속옷과 넥타이를 푼 얇은 와이셔츠, 바지를 입게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입었을 때 최적의 온도는 25도입니다. 최대로 수용 가능한 온도는 26.5도입니다.

이 온도까지는 불쾌하지 않다는 거죠. 정부의 제한 온도인 28도와는 1.5도 차이가 납니다.

그럼 만약 정부가 원하는 28도와 비슷한 온도에서는 어떤 옷을 입어야 할까요.

최대 27.5도까지 불쾌하지 않을 수 있는 옷은 속옷, 티셔츠, 반바지입니다. 양말도 신어서는 안 됩니다.

[앵커]

사실상 반바지는 못 입으니까 실내온도 28도가 적정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이제 실제로 느끼는 온도가 더 높다는 게 문제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게 28도라는 게 실제 28도가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온도에다 습도까지 고려를 해야 되는 거죠.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7, 8월 습도는 70% 이상입니다. 하지만 실내라는 걸 감안해서 연중 습도인 60% 이상을 적용하겠습니다.

체감온도를 계산할 수 있는 표인데요. 정부의 규정온도인 28도를 습도 60%에 대입하면 체감온도는 32도가 나옵니다.

체감온도를 28도로 맞추려면 습도를 감안할 때 실내온도는 26도 이하가 돼야 합니다.

[앵커]

그러면 다른 나라는 좀 어떻습니까? 우리처럼 이렇게 의무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나라마다 다른데요. 의무로 하는 곳보다는 권고사항으로 하는 곳이 더 많습니다.

일본은 우리처럼 28도, 미국은 27.8도로 정해 놨습니다. 영국은 난방기준은 있지만 냉방기준은 없습니다.

프랑스가 우리처럼 의무사항인데 그 기준은 26도입니다.

[앵커]

그러면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28도를 지킴으로써 얻는 에너지 절약효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게 조사한 연구기관마다 다른데요. 에너지연구원은 1도 올릴 때마다 7% 정도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하고 성균관대는 4% 절감 효과가 있다, 이런 조사를 내놨습니다.

오늘 저희가 산자부와 통화를 해 보니까 산자부는 5% 정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앵커]

전기를 덜 쓰니까 당연히 절감 효과가 있기는 할 텐데 그러면 반대로 잃는 건 없냐, 이것도 좀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이게 더위를 견뎌가면서 사무실에서 일하는 게 업무효율이 높을 수가 없죠. 와세다대학의 연구 결과를 보며 설명드리겠습니다.

실내온도가 26도일 때 그리고 실내온도가 28도일 때 문제 해결 능력을 체크해 봤습니다.

26도에서 28도로 실내온도가 올라가면 1인당 한 달에 6만 원 넘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25도는 그러니까 좀 덥더라도 참아내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적정온도인 거죠.

일본에서 2005년에서 쿨비즈와 28도 제한규정을 도입했던 모리야마 마사히토 법무 부대신은 얼마 전 과학적 견지에서 결정된 것이 아니고 별 생각 없이 생각했다, 혼자서 해 버렸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10년 넘게 이 캠페인을 해 온 일본에서도 재검토하자는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도 에너지 절약과 업무효율 그리고 직장 복지 사이의 균형을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2주 동안 팩트체크를 지켜준 김진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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