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좌석벨트 안 매고, 입석 운행 계속.. 앉으나 서나 '안전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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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앞 버스정류장.
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 부근에서 발생한 광역버스 사고로 졸음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버스사고의 또 다른 '시한폭탄'으로 지목되는 입석과 안전벨트 미착용이 여전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사고 시 상해 위험을 18배나 줄일 수 있다"며 "수많은 버스를 일일이 단속을 하는 게 어려운 만큼 시민들 스스로 안전벨트 착용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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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앞 버스정류장. 서울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정류장에 도착한 서울 강남행 직행좌석형버스(광역버스)의 좌석은 꽉 찼다. 버스에 올라탄 이모(27·여)씨는 뒤편까지 밀려들어가 통로에 자리를 잡았다. 이씨처럼 통로에 선 사람만 16명. 출입문 발판 앞까지 사람이 들어찼다. 이씨는 “고속도로에서 광역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났다는 뉴스를 봤다”며 “서서 가다 그런 사고가 나면 어쩌나 싶지만 이렇게 (서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1개의 좌석에 앉은 승객들도 단 2명만 안전벨트를 착용해 불안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 부근에서 발생한 광역버스 사고로 졸음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버스사고의 또 다른 ‘시한폭탄’으로 지목되는 입석과 안전벨트 미착용이 여전하다. 출퇴근길 고속도로에서는 입석 승객을 태운 버스가 시속 100㎞ 이상으로 질주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들은 부지기수다. 행여 출퇴근길 승객을 가득 태운 광역버스가 고속도로에서 추돌 등으로 사고라도 나면 이번 사고보다 더 큰 참사로 이어질 위험성이 상존하는 것이다.
‘만원버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버스종합환승센터에서 퇴근길 시민들이 경기도로 가는 직행좌석형버스(광역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출퇴근시간 때마다 좌석이 꽉찬 상태로 입석 운행하는 광역버스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남정탁 기자 |
정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인 2014년 7월부터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광역버스의 좌석제(입석금지)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이 비등하자 ‘탄력적 운영’이란 명목으로 입석 운행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버스업체의 적정 수입을 보장해주는 대신 노선과 운행대수 등을 직접 조정할 수 있는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올해 말까지 추진할 예정”이라면서도 “버스 입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예산의 추가 투입이 불가피하지만 여의치 않아 입석률 제로는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버스를 늘려 입석률를 낮추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최기주 아주대 교수(교통시스템공학)는 “버스에 몰리는 수도권 승객을 분산시킬 수 있는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와 같은 다양한 교통수단을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벨트 미착용 문제도 심각하다. 시외·고속버스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 지 4년이 넘었지만 교통안전공단 조사 결과 버스승객 중 80%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을 만큼 유명무실하다. 안전벨트가 무겁고 불편하다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상당수 이용자가 착용을 하지 않고 있다. 경기 화성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김모(35)씨는 “광역버스를 타면 근거리라는 생각도 있고 안전벨트를 하는 게 귀찮아서 잘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사고 시 상해 위험을 18배나 줄일 수 있다”며 “수많은 버스를 일일이 단속을 하는 게 어려운 만큼 시민들 스스로 안전벨트 착용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일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를 수사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산교통 광역버스 운전기사 김모(51)씨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이 회사의 다른 운전자는 경부고속도로 사고 나흘전 평택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다가 보행자(70)를 들이받아 숨지게 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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