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인 김정숙여사가 비좁은 만두집서 점심을 먹은 사연?

박용근 기자 2017. 7. 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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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어린이들의 손편지를 받고 전주교대 군산부설초등학교에서 13일 일일교사를 한 문재인대통령 부인 김정숙여사가 점심을 먹기 위해 찾은 곳은 작은 만두집이었다.

김 여사는 이날 낮 군산시 나운동에 위치한 탱탱만두가게에서 김치만두과, 고기만두, 찐빵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이 만두집은 포장만두 전문점이어서 수행원들은 가게 밖에서 직접 서빙을 해 가며 만두를 먹었다. 김 여사는 무슨 연유로 이 만두집을 찾아 왔을까.

1년반 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예비후보자격으로 새만금을 둘러보기 위해 군산에 왔다. 만두집을 부모와 함께 운영하고 있던 장숙경씨(44)는 이 소식을 듣고 만두를 대접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정성을 들여 만두를 빚은 장씨는 새만금컨벤션센터로 문대통령을 찾아갔다. “아름다운 정치를 해 주시라”는 인사와 함께 따끈한 만두가 전해졌다.

13일 군산을 찾은 김정숙여사가 탱탱만두가게에서 점심을 마친 후 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좌에서 다섯번째가 만두가게 주인 장숙경씨.

일상으로 돌아온 장씨에게 이틀후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대통령 부인 김정숙여사가 보낸 것이었다. 김 여사는 “만두를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감사드린다. 번창하시라”고 썼다.

그리고 1년반이 지났다. 지난 11일 장씨는 청와대 부속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부속실 비서관은 “군산에 내려가는 여사님께서 점심을 탱탱만두집에서 먹고 싶어하신다”고 전했다. 장씨는 깜짝 놀랐다. 만두를 들고 가 전한지 2년이 다 되가는데 자신의 만두집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당장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대통령 부인이 비좁은 분식집에서 식사를 한다는게 영 마뜩치 않았다. “앉아 계시기가 불편할만큼 좁아 모시기가 민망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비서관은 “여사님께서는 앉으실 테이블 하나만 있으면 되신다니 괘념치 마세요”라고 전했다.

장씨는 “1년반 전일을 기억해 주시고 허름한 가게까지 찾아주시니 놀랍고, 감격했다. 너무 긴장해서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다”면서 “만두를 대접하려 했는데 그럴 수 없다시며 계산을 다 하고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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