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이지수

"삼계탕은 사치, 컵밥·도시락 먹어요"…복날 잊은 사람들

"삼계탕은 사치, 컵밥·도시락 먹어요"…복날 잊은 사람들
입력 2017-07-12 20:17 | 수정 2017-07-12 20:22
재생목록
    ◀ 앵커 ▶

    초복날을 맞아 보양식 한 그릇 드셨습니까.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 든든한 보양식 드신 분도 있었을텐데요.

    복날도 잊고 무더위를 견디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지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삼계탕 집 앞에 긴 줄이 100미터 넘게 늘어섰습니다.

    뚝배기에 담겨진 삼계탕이 쉴새 없이 테이블로 옮겨지고, 연신 땀을 훔치며 뚝딱 한 그릇 비우면 더위도 거뜬합니다.

    [김연태/회사원]
    "맛있게 먹었고 좋은 기운 내서 일을 열심히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복날 보양식 한 그릇이 사치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무더위에 에어컨도 없는 비좁은 경비실을 지키는 아파트 경비원.

    밥솥 둘 데도 없어 화장실에서 밥을 푸고, 멸치와 장아찌, 깍두기를 차려놓고 국 대신 찬물을 부어 한 끼 식사를 해결합니다.

    [아파트 경비원]
    "그걸(삼계탕을) 먹을 처지도 아니고, 먹고는 싶지만 자리를 비울 수도 없고 여유도 안 되고..."

    공무원 시험 준비생으로 붐비는 노량진 학원가의 점심시간.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평소처럼 컵밥 노점상 앞으로 모여듭니다.

    [조영성/고시생]
    "사실 초복인 줄도 몰랐고요. 그냥 시간이 얼마 없다 보니까 빨리 먹고 가서 다시 공부할 생각으로..."

    시간에 쫓기는 택시기사들에게도 삼계탕 한 그릇은 멀기만 합니다.

    보양식보다는 오늘도 싼값에 서둘러 식사를 마쳐야 사납금을 맞출 수 있습니다.

    [지병호/택시기사]
    "일하다가 가까운 기사식당에서 먹는 거죠. 중복 때는 뭐 내가 쉬는 날이면 삼계탕 집에서 먹을 수 있겠지."

    꼭 보양식은 아니어도 각자의 일터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초복 더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