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음악은 이제 식상"..AI스피커 '킬러 콘텐츠'찾아라

김수연 2017. 7. 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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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자사가전제품과 연동
카카오·네이버, 메신저 기능 결합
SKT, 음악·날씨·상품주문 이어
하반기 금융·오디오북 서비스
KT는 스마트홈 연계 집중 등
업계 특화 콘텐츠 개발 총력전

인공지능(AI)과 음성인식 인터페이스를 결합한 'AI 스피커'를 신사업으로 키우려는 가전, 포털, 이동통신사의 콘텐츠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든 LG전자, 네이버·카카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이 경쟁사와 콘텐츠 차별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 음성 인터페이스 기반 생활편의 서비스(일정·뉴스·날씨 등 정보, 음악 서비스) 외에 소비자 선택을 이끌 특화 서비스를 자사만의 '킬러 콘텐츠'로 만들어야 시장 주도권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AI 스피커 봇물 속에서 '그 나물에 그 밥'으로는 승산이 없기 때문.

지난 4월 '스마트씽큐 허브 2.0'을 선보인 LG전자는 홈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차별화 포인트로 잡았다. '음성으로 가전제품을 작동시키는 기기'라는 콘셉트로 이달부터 전국 100개 LG베트스샵에서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씽큐 허브 2.0은 AI를 기반으로 사용자와 대화하는 원통 모양의 허브 기기로, 무선랜 기능이 탑재된 LG전자의 모든 가전제품과 연동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가 있는 가정, 외부에서도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필요로 하는 맞벌이 가정, 집안에 자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가정 등이 서비스 주요 타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카카오미니'(3분기 출시 예정)가 국내 약 4200만 명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할 수 있는 AI 스피커라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울 전망이다. 자체 개발한 AI 음성 인터페이스가 탑재된 제품으로 카카오톡·멜론·다음 등 서비스를 목소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메신저 메시지 송·수신 기능 외에 카카오톡에서 이용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를 AI 스피커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앞으로 카카오톡에서 현재 이용 가능한 배달음식 주문하기, 미용실 예약하기, 병원 진료예약 알림 등으로 서비스 영역 확대 중인 알림톡, 간편결제(카카오페이) 등을 AI 스피커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진화하는 대로 AI 스피커도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을 AI 스피커 '웨이브'(하반기 출시 예정)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6800만 일본 현지 사용자를 보유한 라인과 연동해 메시지 송·수신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구직(라인바이트), 음악(라인뮤진), 쇼핑(라인쇼핑), 내달 출시할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라인데리머) 등 라인 부가 서비스를 AI 스피커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9월 출시한 '누구'로 14만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서비스 다양성'을 강점으로 밀고 있다. 회사는 음악(멜론), 날씨 기능 외에 상품 주문(11번가), 프로야구 경기 결과 조회, 농담 기능('재미있는 이야기 해보라'고 명령하면 반응) 등 선발주자로서 이미 수차례의 업데이트로 21개 콘텐츠를 AI 스피커에 적용했다. 올 하반기에 말 한마디로 증권 시황·종목 확인 가능한 금융 AI 서비스와 오디오북 서비스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 1월 AI 스피커 겸 IPTV '기가 지니' 선보인 KT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특히 아파트 빌트인 시장에 진입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롯데캐슬 아파트에 기가 지니를 탑재해 엘리베이터를 집 안에서 말로 부르거나 가스 상태 조회하는 게 가능한 AI 아파트 구축 중이다.

이르면 9월말 IoT 기반 AI 음성인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인 LG유플러스는 네이버·라인의 AI서비스 '클로바'를 탑재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클로바는 음성 검색, 대화 문답, 길 찾기, 일정 관리, 음악 추천, 외국어 번역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타사와 제휴 모델에 대해 들은 게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스피커가 아닌 다른 사안으로 LG유플러스와 '클로바'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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