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술술] Q&A로 풀어본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

송민섭 2017. 7. 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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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과목만 절대평가 전환이냐, 전과목 확대냐.. 결정 주목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8월 초까지 확정해 고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그간 “과도한 점수 경쟁을 완화하고 고교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수능 절대평가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현재 영어·한국사에만 적용되고 있는 수능 절대평가를 전 과목으로 확대해 결과적으로 자격고사화를 꾀하겠다는 게 김 부총리의 구상이다. 하지만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대입 변별력 상실, 대학별고사 부활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자 개편안을 확정하기 전 학생·학부모, 교사, 대학 등 이해 당사자들과 국민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김 부총리의 지난 5일 취임식 때 발언과 50여개 교육시민단체 연대모임인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사회적교육위원회’가 같은 날 주최한 ‘대학입시 제도(수능과 내신제도) 개편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 발제문 내용을 중심으로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 배경과 방향, 부작용 등을 Q&A 형식으로 풀어봤다.

문재인정부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현행 영어·한국사 이외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수능의 점진적 자격고사화를 통해 과도한 점수 경쟁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일각에서는 변별력 상실에 따른 대학별고사 부활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7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2017학년도 수능을 치르기 직전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Q: 왜 하필 2021학년도 수능인가.

A: 내년부터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대입 3년 예고제 때문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고교 교육과정에서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위해 문·이과 구별을 없애겠다는 게 핵심 목표다. 1학년은 모든 학생이 이수해야 하는 공통과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융합을 위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 도입된다. 2∼3학년은 일반선택과 진로선택(심화과목 및 실용적 주제학습) 과목을 배운다. 대입 3년 예고제는 교육부의 2013년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대입 전형을 개편할 경우 고교 입시를 치러야 하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시행 3년3개월 전 미리 예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이 같은 ‘대입 3년 예고제’의 법제화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다.

Q: 개편안 확정이 늦춰진 까닭은.

A: 교육부는 애초 5월 중에 정부안을 마련해 공청회 등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7월쯤 확정하겠다고 누차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 5월 조기 대선에서 수능과 고교 내신의 절대평가화 등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이 승리하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인선이 늦춰지면서 수능 개편 일정도 덩달아 늦춰졌다. 게다가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국어·영어·수학 영역 1등급자가 현재 4% 안팎에서 최대 15%까지 늘어나 수험생 변별을 할 수 없다는 상위권 대학들 반발과 고교 내신과 수능의 동시 절대평가 전환으로 내신이 좋지 않은 대입 수험생의 경우 ‘패자부활전’ 기회마저 잃게 된다는 우려가 겹쳤다. 또 수능과 논술, 특기자 전형이 무력화되면 고도의 ‘스펙’이 요구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한 선발 비중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대입은 공정성 시비는 물론 ‘계층 이동 사다리’로서의 역할을 더 이상 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거센 상황이다.

Q: 거론되는 수능 개편 방향은.

A: 교육부가 대학 연구진에 수능 개편을 위한 내부 참고용 연구용역을 맡겼다는 것 이외에는 알려진 게 없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자체적으로 연구를 진행해 올해 초 내놓은 3가지 수능 개편안이 현재로서는 개편 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료다. KEDI는 현행 수능 체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는 1안과 1학년 때 배우는 공통과목만 수능 과목으로 채택하는 2안, 수능 과목을 공통과 선택으로 나눠 두 차례에 걸쳐 치르는 3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1안은 문·이과 융합이 특징인 2015 개정 교육과정 목표와 맞지 않고, 2안은 1학년 때 배운 과목만으로 학생들 실력을 평가하는 게 타당한지에 관한 논란이 있다. 3안의 경우 학생들의 수능 부담이 지금보다 더 늘어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Q: 수능 9등급제 절대평가로 가나.

A: 김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되기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능 모든 과목을 9등급제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취임식 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한국사는 이미 절대평가이고, 영어를 올해 절대평가 과목에 추가한다”며 “한국사·영어를 이렇게(절대평가) 하는 것은 일종의 시범적인 도입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부총리는 2021학년도 수능에서 절대평가 적용 과목을 얼마나 확대할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검토와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수능 전 과목의 절대평가화) 공약은 모든 과목의 절대평가로 이해되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는 (좀더 시간을 두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2021학년도 수능 개편에서 모든 영역을 절대평가화한다기보다는 영어·한국사 이외 일부 과목만 절대평가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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