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낚시기사 가려낸다'..포털뉴스 "잘 쓴 기사 우대"

김유성 입력 2017. 7. 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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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열독률 데이터화 '잘 쓴 기사' 맞춤형 제공
네이버 "AI는 기본"..독자와 언론사 직접 '연결' 방점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잘 쓴 기사를 가려내 우대하겠다.”

네이버와 다음, 포털 뉴스가 변화하고 있다. 클릭 수와 댓글 수로만 기사의 가치를 판단하던 때는 옛날이 됐다. 나아가 포털들은 기사의 질을 따지고 방문자에 뉴스 추천까지 한다. 제목으로 독자를 낚는 낚시성 기사나 실시간 검색어로 베껴 쓰는 기사는 포털 뉴스 생태계 안에서 설 자리를 잃을 전망이다.

포털 뉴스의 변화는 기술과 디바이스(도구)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빅데이터 기술에 기반한 인공지능(AI) 기술은 하루 수만개씩 쏟아지는 언론사 뉴스를 세세하기 구분할 수 있다. 모바일의 대중화는 이용자가 하루에도 몇번씩 포털에 올라오는 뉴스를 볼 수 있게 해줬다. 독자들이 호응할 수 있는 양질의 기사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기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카카오 “AI로 질 높은 기사 찾아내 제공하겠다”

카카오는 지난 6월 열독률 지표를 자사 뉴스 추천 알고리즘 ‘루빅스’에 추가했다. 기사의 질까지 판단해 사용자에 맞는 추천 기사를 제공하겠다는 카카오의 전략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포털이 언론사와 독자 사이를 이어주는 중개자가 돼 독자에 ‘맞춤형’ 뉴스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지난 5월 19~20일 제주국제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봄철정기학술세미나에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참여했다. 카카오는 학회 행사내 세션까지 마련해 자사 뉴스 정책과 기술을 소개했다.

지난 5월 19일 한국언론학회 주최 봄철 정기학술세미나에서 자사 뉴스 정책을 소개하고 있는 카카오 임직원들.
이날 카카오는 모바일 시대 독자들이 읽기 좋은 ‘양질의 기사’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정혜승 당시 카카오 부사장은 “사람이 편집해서 좋은 것을 발굴하고 유통시키는 전략에 한계가 있다”며 “실시간으로 뉴스를 보는 모바일 시대에는 대중보다는 개인 맞춤형으로 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머신 러닝 기반으로 이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선보인 개념은 ‘열독률’이다. 클릭 수가 많거나 댓글이 많은 기사가 반드시 좋은 기사가 아니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 언론사가 정성을 들여 제작했지만 독자들의 눈에 띄지 못한 기사를 발굴하는 취지도 담겼다.

카카오가 언급한 열독률은 독자들이 기사를 읽으며 쓰는 시간을 데이터화한 자료다. 다수의 독자가 기사 페이지에 오래 머물며 읽었다면 질 높은 기사로 판단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읽는 시간 외 여러 변수를 놓고 열독률을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별 분량, 개인별 읽는 속도 차이 등이다. 연예 기사와 정치 기사, 사회·경제 기사도 각각의 특질이 다르다.

◇네이버 “AI는 기본, 기자와 독자 직접 만나게”

네이버는 독자와 언론사·기자와 직접 연결한다. 포털 이용자에 맞춤형 기사를 제공하겠다는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언론사가 네이버 플랫폼 안에서 자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기사 배치 알고리즘 에어스(AiRS)를 기반으로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되 독자가 직접 기사와 언론사, 기자를 선택하는 길을 열겠다는 얘기다.

5일 미디어커넥트데이에서 네이버가 밝힌 뉴스 플랫폼 변화 지향점
지난 5일 열렸던 네이버와 언론사 제휴 관계자들 간 행사인 ‘미디어커넥트데이’에서 한성숙 네이버 사장은 “앞으로는 언론사와 사용자가 직접 만나고 네이버는 서포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네이버의) 책임을 방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조금 더 다양한 시각에서 많은 사용자들과 만나는 게 필요하다고 여겼다“며 ”뉴스 스탠드를 보완해 외부 전문가들이 직접 편집하는 공간을 열고 거기서 사용자들이 선택하는 방식을 쓰겠다“고 말했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담당 이사는 네이버 뉴스 서비스 틀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뉴스 중심에서 기자와 독자간 소통으로 중심축이 바뀌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언론사가 네이버 플랫폼 안에서 운영하는 구독 페이지다. 네이버 뉴스 안에서 인링크 형태로 서비스되는 75개 매체가 중심이다. 네이버 뉴스를 보는 이용자가 해당 언론사 페이지를 구독하는 형태다.

기자 페이지도 같은 맥락이다. 7월 현재 54개 매체에서 3220명이 넘는 기자들이 기자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유 이사는 “기자 구독을 통해 뉴스 소비를 하는 사용자가 많아졌다”며 “하반기에는 기자와 구독자가 소통하는 부분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 생태계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언론사 자체 홈페이지보다 네이버 내 언론사 페이지에 구독이 몰릴 수 있다는 걱정이다.

아웃링크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언론사는 트래픽 매출을 위해 네이버에 아웃링크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시절 낚시성 기사가 많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언론사의 아웃링크 운영에 대해 불신하고 있는 의미다.

다만 한 사장은 인링크 방식을 100%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여러 실험을 하면서 공 들인 기사가 더 많이 노출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시사했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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