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AR·VR 기술개발 동향

진현진 2017. 7. 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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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콘텐츠 취약"
미국보다 1.5년 뒤쳐진 한국
스마트폰 기반 기기 세계적 수준 불구
스마트안경 등 경쟁력 확보는 미미
구글 이어 애플 아이그라스 개발 착수
"국내 민간 투자로 시장 규모 키워야"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이 지난 5 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2017 개발자 회의'에서 안경형태의 증강현실 기기인 홀로렌즈 장치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애플이 최근 아이폰과 연동해 이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스마트 안경 '아이글라스'(iGlass)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다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에 대한 관심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AR·VR 기술을 중심으로 콘텐츠 검색, 상황인지 분야 등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탈은 세계 AR·VR시장이 작년 40억 달러에서 2020년 1500억달러(약 168조원)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현재는 VR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2018년 이후부터는 AR이 성장을 주도, 2020년엔 AR 시장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AR·VR은 기기 외에 게임, 교육, 의료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는 범부처 차원의 국가전략 프로젝트와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활성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업계는 지금 이 시기에 투자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이동해 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해외 IT 기업은 이제 막 태동하는 AR·VR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앞서 AR·VR 콘텐츠 개발을 돕는 맥 운영체제(OS)를 공개하고, AR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발 툴 등을 공개하면서 AR·VR 생태계 선점에 나섰습니다.

애플보다 먼저 스마트안경인 '구글글라스'를 출시했던 구글도 올해 AR·VR 생태계 확장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구글은 스마트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독립형 VR 헤드셋 기기 출시를 발표하고, 자사의 VR 플랫폼 '데이드림' 지원 기기를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은 누구나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해 AR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오픈 플랫폼,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로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페이스북 스페이스' 등을 공개하며 AR·VR 서비스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ICT 기술 수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AR·VR 응용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 기술 보유국인 미국에 비해 각각 80.8%, 81% 수준으로, 각각 1.6년, 1.5년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기업은 AR·VR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기기와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 분야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취약한 상황이라는 진단입니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 기어VR'과 같은 스마트폰 기반 기기가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7년 이후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안경 등 다른 형태의 기기에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안경 제작을 위해선 카메라, 고성능 컴퓨팅 파워, 경량화, 높은 해상도, 초고속 무선통신 등 복합적 기술은 물론 외부환경의 객체, 배경, 동작 분리·인식·합성 기술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스마트안경 시장은 지난 2012년 구글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구글은 당시 사진,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구글글라스'를 출시했지만, 불법 촬영과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중에 판매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안경이 앞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IT 기업들은 앞다퉈 스마트안경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내다보고 기술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애플 아이글라스는 아이폰에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 스마트폰 화면 등을 현실에 덧입혀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년 전 혼합현실(MR)기술을 적용한 안경 형태의 기기 '홀로렌즈'를 공개하고, 1년 전부터 이를 개발자들에 배포했습니다. 소비자용 홀로렌즈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별개로 MS는 평범한 안경처럼 생긴 증강현실(AR) 기기를 연구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홀로렌즈보다 작게 만들어진 이 안경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MS의 '비장의 카드'일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알파벳, 퀄컴, 알리바바 등 굴지의 IT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매직리프는 연내 AR 안경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한창입니다. 이 기기는 일반 안경보다 크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보다 크기를 축소했고, 시야는 더 넓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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