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중기 일자리, 차별화 전략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난은 사회문제를 넘어 국가 문제로 떠올랐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급속한 첨단화, 자동화로 인하여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기업 중 9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전체 경제활동 인구 중 88%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데도 취업 선호도는 공기업 및 공무원,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임금, 복리후생 수준이 낮고, 고용이 불안하며, 비전 또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우수한 인재들이 전체 기업 수의 2%에 불과한 공기업, 공무원, 대기업으로 몰리면서 중소기업의 구인난과 청년들의 취업난이라는 고용시장의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고 일자리 창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CEO로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과 중소기업,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에 바라는 바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대학에 바란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다양한 취업,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학생들의 핵심 역량을 잘 관리해야 한다.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은 전공 공부보다는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토로한다. 막상 직원을 뽑더라도 실무를 위한 교육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렇게 키워낸 인재가 다른 회사로 이직이라도 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그러므로 대학은 취업 상담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 진로를 결정하도록 도와야 한다.
많은 대학생들은 취업에 대한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막연히 남들에게 인정받는 대기업이나 높은 연봉만 좇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막상 진로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잘 모르겠다',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잘 모르겠다' 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이 같은 학생들의 문제는 바로 부족한 정보다.
대학은 학생 스스로 학습이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량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진로를 설계, 차근차근 졸업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교과활동 외에 외부 기관에서 진행하는 비교과 활동이나 현장실습 등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지도해 사회에 대한 보다 폭넓은 경험을 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정부에 바란다. 정부 당국은 일자리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대학과 중소기업에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현재 정부는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창출 지원금, 일자리 함께하기 지원금, 고용환경 개선 지원금, 시간선택제 지원금, 고용촉진 지원금, 임금피크제 지원금, 고용유지 지원금, 정책자금 지원사업 등 많은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정부의 정책들 중에서 가장 먼저 임금과 복지정책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개편돼야 한다. 공기업과 공무원의 임금을 조정하고 중소기업의 임금을 지원해 인재의 편중을 막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의료, 주택, 교육 등의 복지 혜택을 더 높여야 할 것이다. 대기업과의 근로여건이나 복지 혜택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적용하는 것도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또한 정부는 연간 1조원이 넘는 예산을 대학자율역량 강화지원사업(ACE+), BK21 플러스 사업,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사업 등 대학재정지원사업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재정지원사업들이 일부 대학만의 특혜가 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러 대학이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양질의 교육환경 개선 및 산학협력 활동을 활성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다.마지막으로 중소기업에 바란다. 대기업과의 취업선호도 격차 해소를 위하여 근로여건과 인식을 개선하고 기업 성과를 나눠 임금과 복지 향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학생들은 연봉 외에도 복지, 근무안정성, 근무강도, 개인성장, 조직문화, 비전 등을 취업의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한다.
물론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여러 면에서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럴수록 중소기업은 직원들의 개인적 성장이나 근무강도, 조직문화 측면에서는 대기업과 차별화된 근로환경과 복지제도를 개발해야 한다.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사람이 곧 자산이라는 사람 중심 인식을 갖고 공기업이나 대기업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기업의 성장은 물론 미래의 희망인 우리 청년들의 실업난을 해소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대학은 중소기업을 위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배출하고, 정부는 그런 대학과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해 주기 바란다. 나라의 경제를 짊어질 청년이 활짝 웃으며 일자리로 나설 때 국가의 미래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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