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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방미 때보다 차분한 '내조외교' 눈길

유대인 추모비 참배…분단극복·통일 행보

(함부르크·서울=뉴스1) 김현 기자, 박승주 기자 | 2017-07-09 14:25 송고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사진은 6일(현지시간) 독일 '눈물의 궁전'을 둘러보는 모습. (청와대)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사진은 6일(현지시간) 독일 '눈물의 궁전'을 둘러보는 모습. (청와대)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4박6일 방독(訪獨) 일정간 '조용한' 내조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 방미(訪美) 일정 당시 한국적 요소들을 살린 다양한 옷들을 선보이면서 '한국의 미(美)'를 알리고, 특유의 소탈하고 쾌활함으로 주목받았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는 독일 방문을 앞두고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뤄진 데다 문 대통령이 '다자외교'에 집중해야 했던 만큼 상대적으로 조용한 내조외교를 펼쳤다는 분석이다.

김 여사는 방독 기간 베를린 시내에 있는 유대인 추모비를 둘러보고 독일 분단시절 이산가족의 아픔이 서려 있는 기념시설을 찾았다.

또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찾아서는 한국에서 공수한 동백나무를 심기도 했다.
김 여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방독 첫 개별일정으로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 내 있는 작곡가 고(故)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참배, 그의 넋을 기렸다.

윤이상 선생은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 작곡가이자 조국독립 및 민주화 운동에 발벗고 나섰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고향인 통영과 부산에서 음악교사를 하다 유럽으로 유학을 갔으나 '동백림 간첩단 조작사건'에 연루돼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받았다. 복역 중 석방돼 독일로 돌아간 뒤 베를린에서 생을 마쳤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 '통영 동백나무'를 가져와 눈길을 끌었다. 윤이상 선생의 고향이 통영인 만큼 그에 걸맞은 선물을 챙겨온 셈이다.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 출신으로, 학창시절 당시 음악 공부를 할 때 윤이상 선생 작품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한다.

김 여사는 이후 열린 추념식에서도 묵념이 끝났음을 알리는 '바로' 소리가 난 뒤 20여초간 더 묵념했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라고 적힌 하얀색 원형 꽃다발도 헌화했다.

다음날에는 '눈물의 궁전'을 찾았다. '눈물의 궁전'은 동베를린과 서베를린 경계에 있는 프리드리히슈트라세역 내 출입국 심사장으로, 이산가족이 방문 후 헤어질 때 눈물을 흘리며 작별인사를 해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제 시어머니도 피난 내려와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이 가슴에 한으로 맺힌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부모는 6·25전쟁 흥남철수 당시 북한에서 한국으로 넘어왔다.

김 여사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영상을 보며 "생중계로 봤던 기억이 난다. 나뿐 아니라 전 세계가 무척 좋아했었던 기억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어서 통일이 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2700여개의 콘크리트 조성물이 세워져 있는 '유대인 학살 추모비'도 찾아 "과거를 덮으려 하지 않고 진정한 화해를 시도하는 것만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7일에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주요 20개국(G20) 영부인들과 함께 '보트투어'를 하며 우애를 다졌다.


park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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