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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휘태커, 로메로마저 저승길로 안내?


입력 2017.07.08 08:22 수정 2017.07.08 08:2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큰 주목받지 못했던 휘태커, 레슬링 괴물 로메로와 잠정 챔피언전

작은 빈틈만 보여도 파고들어 결정타..로메로 사실상 마지막 관문

UFC 미들급 구도를 흔들고 있는 휘태커. ⓒ 게티이미지

UFC 213이 9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T-모바일 아레나서 막을 올린다.

메인이벤트는 아만다 누네스(29·브라질)-발렌티나 셰브첸코(29·키르키스탄)의 여성부 밴텀급 타이틀매치.

파워 타격이 돋보이는 누네스는 론다 로우지를 잡아낸 현 챔피언이다. 초반 폭발력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위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누네스 기세를 꺾을 파이터를 찾기 어렵다. 로우지는 물론 사라 맥맨, 미샤 테이트 등 모두가 이를 알고도 넘지 못했다. 셰브첸코 역시 지난해 5월 UFC 196에서 누네스에 졌지만 접전을 펼쳤다. 2차전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다.

더 큰 기대를 모으는 매치는 앞서 열린다. '저승사자(The Reaper)' 로버트 휘태커(26·호주)와 ‘신의 병사’ 요엘 로메로(41·쿠바)의 코메인이벤트. 남다른 외모와 인상적인 별명을 봤을 때 마치 UFC판 ‘아마겟돈’을 연상케 한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 혈통의 휘태커는 어린 시절부터 가라데와 합기도로 자신을 단련했다. 2004년부터 종합격투기에 관심을 가지고 훈련을 시작했고, 2009년 프로에 데뷔했다. 2012년 TUF 더 스매시 우승 후 옥타곤에 입성한 휘태커는 웰터급에서 시작했다. 전적(3승 2패)은 나쁘지 않았지만 특급 유망주로 불리기에는 모자랐다.

휘태커의 잠재력은 미들급으로 넘어오면서 터졌다. 체급을 올렸음에도 스피드와 움직임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노련미까지 붙었다. 승률은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 유라이어 홀, 데릭 브런슨, 호나우도 소우자 등 상대 스타일에 아랑곳하지 않고 저승(?)으로 끌고 갔다.

휘태커를 상대로 빈틈을 노출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휘태커의 최대 장점은 빈틈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빠른 스텝과 기민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쉴 새 없이 전진하면서 압박한다. 기회가 오면 작은 틈도 놓치지 않고 결정타를 날린다. 다운을 당하면 신속하게 따라 들어가 큰 궤적으로 후려치는 파운딩도 무시무시하다.

지난해 11월 브런슨전은 휘태커의 존재감을 UFC팬들에게 제대로 알렸다. 연승을 거듭하며 주목받는 신예로 알려져 있기는 했지만 선수층이 두꺼운 미들급이라 체급 판도를 흔들 선수로까지는 평가받지 않았다.

브런슨은 휘태커 만큼 정교하지 않지만 특유의 파워를 앞세운 투박한 압박이 위력적이다. 휘태커 역시 경기 초반 무서운 기세로 몰아치는 브런슨의 기세에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초반 분위기만보면 브런슨이 흐름을 잡는 듯했다.

휘태커는 브런슨의 뜨거운 돌격에도 냉정함을 유지했다. 압박 중 위험한 정타도 허용했지만 차분하게 다음 플레이를 이어갔고, 펜스에 기대 묵직한 테이크다운까지 잘 막아냈다. 그러한 상황에서 빈틈이 보이면 사이드 스텝으로 거리를 두고 빠져나가거나 날카로운 펀치를 연신 꽂아 넣었다.

브런슨의 거친 압박 속에서도 빈틈을 노리는 휘태커의 눈빛은 살아있었다. 계속된 압박 시도에 다소 지친 브런슨이 또다시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달려드는 과정에서 정확하게 카운터펀치를 맞췄다. 뒤로 빠지면서 치기는 했지만 타이밍이 좋아 브런슨도 큰 충격을 받았다. 휘태커는 이를 놓치지 않고 하이킥과 어퍼컷 연타를 작렬해 끝냈다.

UFC 챔피언 비스핑 ⓒ 게티이미지

가장 최근 열린 소우자전은 정상에 도전할 자격을 검증받는 최후의 관문이었다. 소우자는 그동안 싸웠던 다른 상대와 격이 다를 만큼 빅네임 파이터였다. 세계 최고의 주짓수 실력에 레슬링, 타격까지 꾸준히 발전시켜나가며 상위권에서 활약했다. 이름값과 기량에서 당장 챔피언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만한 강자였다.

휘태커는 소우자의 그래플링 공격을 비교적 잘 막아냈다. 연이은 테이크다운 시도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았으며 옥타곤 바닥에 등이 닿으면 최대한 빨리 탈출했다.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소우자의 게임 플랜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휘태커는 날카롭고 단단한 타격으로 승리를 따냈다.

로메로는 휘태커에게 마지막 남은 관문이다. 잠정 타이틀매치다. 이기면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39·영국)과 통합타이틀전을 펼친다. 역대 최약체 챔피언으로 꼽히는 비스핑인 만큼 새로운 챔피언 등극이 유력하다.

휘태커가 차갑고 냉정한 저승사자 이미지라면 로메로는 무시무시한 파워가 돋보이는 괴물이다. 탄력 넘치는 근육질의 몸을 바탕으로 강한 힘과 폭발력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맷집 좋기로 유명한 크리스 와이드먼조차 플라잉 니킥 한 방으로 잠재웠다. 힘을 바탕으로 한 레슬링도 강력해 포지션을 내주면 폭탄 파운딩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UFC 미들급 강자들을 차근차근 제압하며 정상 문턱까지 접근한 휘태커가 로메로마저 저승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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