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106의 감독이자 현역 카레이서 류시원, 그동안 달려온 100 경기를 말하다

김학수 입력 2017. 7. 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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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스포츠 선수에게 ‘가장 원하는 기록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본다면 아마도 그 대답은 우승, 또는 최고의 기록 등 아마도 다양한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선수들에게 ‘가장 의미있는 기록’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많은 선수들이 ‘출장 기록’을 말할 것이다.

아마 많은 선수들이 출장 기록을 선택하는 이유는 ‘누적된 흔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출장 기록은 선수에게 꾸준함과 오랜 시간 동안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현역으로서의 존재감’과 계속 기록을 이어가고 또 갱신해가는 또 다른 목표의 부여로 느껴지는 것이다.

6월 18일,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3라운드가 펼쳐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대한자동차경주협회(이하 카라) 공인, 개인 통산 100경기 출장의 기록을 달성하고 ‘101번째 레이스’를 마친 팀 106의 류시원 감독 겸 선수를 만났다.

류시원 감독과 함께 개인 통산 100 경기에 대한 소감과 그리고 지난 100 경기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마침표가 아닌 100경기 출장

현역 선수로 지속적인 활동을 하면서 팀의 운영도 하고 있는 류시원 감독은 “사실 100경기를 달성하면 무척 기쁠 것 같았다”라고 소감에 대한 운을 뗐다. 그는 “사실 100경기를 치르면서, 중간에 공백기도 있었지만 어느새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서 있고, 또 버텨준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류시원 감독이 느꼈던 감성은 사뭇 달랐던 것 같다. 류시원 감독은 “많은 시간 동안 레이스를 했다는 점은 스스로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지만 어딘가 ‘완전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 싱숭생숭한 기분이 더 컸던 것 같다”라며 “아무래도 여기서 멈추지 않고 출장 기록을 더 이어가고 싶은 의지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국내 일곱 번째의 ‘100 경기 출장’

류시원 감독의 이번 개인 통산 100 경기 출장은 한 시즌에 수 많은 레이스를 펼치는 해외에서는 큰 의미가 아닐지 몰라도 한 시즌에 6~8경기를 치르던 국내 모터스포츠 무대의 특성을 고려 할 때에는 ‘꾸준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류시원 감독보다 앞서 100경기를 달성한 드라이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꾸준함’에 대한 감탄을 하게 된다. 실제 류시원 감독은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쉐보레 레이싱의 이재우 감독, 아트라스BX 레이싱의 조항우, CJ제일제당의 김의수, 오일기 등 국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내로라는 베테랑 드라이버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에 류시원 감독은 “아까도 말했지만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레이스를 했던 것 같다”며 “지난 97년 인크루트 팀에서 처음 시작해서 R스타즈 그리고 지금의 팀 106까지 정말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으며 정말 많은 레이스를 펼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어느새 국내 모터스포츠의 ‘최선참’ 드라이버라 할 수 있게 됐다.

100 번의 레이스, 그리고 잊지 못할 시간들

지난 100 경기 동안 류시원 감독이 기억하는 잊지 못할 시간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류시원 감독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데뷔전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라며 “R스타즈 시절 종합 우승했을 때에도 잊지 못하고 또 팀 106 창단 이후 3연패를 달성한 시기 역시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고 잠시 후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짜릿하고 인상적인 순간이 있었다면 정연일, 장순호 선수와 함께 원투, 그리고 쓰리 피니시를 달성했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류시원 감독은 지난 2013년 슈퍼레이스 GT 클래스 최종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또 팀 메이트인 정연일, 장순호와 함께 포디엄의 모든 자리를 ‘팀 106’으로 채웠던 기억이 있다.

한편 류시원 감독은 “공식 경기는 아니었지만 페라리의 원 메이크 레이스 대회인 ‘페라리 챌린지’와 람로브기니의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 시리즈’ 역시 빼놓을 수 없다”라며 “특히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 시리즈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마음 가짐으로 임했었고, 그 결과 프로암 클래스 우승과 프로-프로암 통합 2위와는 기록을 달성해 무척 기뻤다”고 회상했다.

빼놓을 수 없는 정연일, 또 쉐보레 레이싱

그렇다면 지난 시간 동안 류시원 감독에게 큰 의미를 남겼던 존재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류시원 감독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팀 메이트가 누구였는지 물었다. 류시원 감독은 큰 고민 없이 헌터-인제레이싱 팀으로 이적한 정연일을 꼽았다. 그리고는 “정연일 선수는 팀 메이트 중 가장 오래 함께 했던 선수다”라며 “뛰어난 기량과 고운 성품 그리고 열심히 하는 자세 등 모든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는 선수였다”고 말했다.

다만 류 감독은 “그러나 정연일 선수가 GT 클래스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던 점은 나 스스로도 아쉬웠고, 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 정연일은 뛰어난 기량으로 예선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우승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장 치열한, 그리고 가장 의미 있는 경쟁을 펼쳤던 상대는 누구였을까? 류시원 감독은 이 질문에는 정말 단 1초의 고민 없이 ‘쉐보레 레이싱’을 택했다. 류 감독은 “쉐보레 레이싱팀은 국내 최고의 기술력과 경기력을 가진 팀”이라며 “쉐보레 레이싱팀과 수년 동안 경쟁했던 시간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쉐보레 레이싱팀은 팀원 개개인의 성품이나 기량도 우수했고, 팀 전체의 기술력이나 레이스카의 완성도 역시 놀라운 수준이었다”라며 “쉐보레 레이싱팀과 경쟁하는 그 순간은 정말 괴롭고 답답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가장 많이 성장하고 또 가장 최선을 다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슈퍼 트로페오 그리고 스즈카

인터뷰 중 잠시 숨을 돌린 후 질문을 이어갔다. 류시원 감독이 가장 만족했던, 그리고 매력을 느꼈던 레이스카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류시원 감독은 “레이스카마다 다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고, 또 지금의 스톡카가 가진 야성적이고 터프한 감성도 무척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하지만 류 시원 감독의 마음을 뺏은 건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던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레이스카였다.

류시원 감독은 “뛰어난 출력과 우수한 드라이빙 그러면서도 완성도 높은 레이스카라고 생각해 무척 만족했다”라며 “최근의 람보르기니 슈퍼트로페오 레이스카는 더욱 강렬해지고 드라이빙 역시 더욱 강렬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어, 새로운 레이스카는 또 어떤 느낌일지 무척 궁금했다.

한편 류시원 감독은 “많은 레이스 경험 중, 가장 좋아하는 서킷을 택하라고 한다면 전남 KIOC가 가로 그 주인공이 될 것 같다“라며 용인이나 인제 역시 완성도 높은 서킷이지만 ‘KIC에서 달릴 때에는 내가 정말 레이서로서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들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덧붙여 “해외 서킷을 본다면 중국의 주하이 서킷, 그리고 마지막 우승 직전에 리타이어했던 스즈카 서킷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주하이와 스즈카 서킷의 주행이 내 드라이빙과 무척 잘 어올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실제 류시원 감독은 류하이, 스즈카 그리고 KIC에서 좋은 모습을 이어왔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류시원 감독

100경기, 대기록을 달성한 그에게 앞으로의 레이스 커리어와 활동에 대한 계획이 궁금했다. 류시원 감독은 잠시 생각을 하고는 “일단 100경기들 달성했다고 스스로 달라질 일은 없다”라며 “지금 당장 내게 주어진 슈퍼레이스 캐딜락 6000 클래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류시원 감독은 “지난 시간 동안 모터스포츠에서 많은 시간으 보낸 만큼 앞으로는 ‘한 명의 레이서’이자 ‘모터스포츠 관계자’로 국내 모터스포츠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현장을 찾은 팬, 그리고 후배 선수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학수 (raph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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