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 인재 모셔라' 네이버는 미국으로, 카카오는 대학으로

박태희.하선영 2017. 7. 7.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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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텐센트에 맞서기 위해
네이버, 한인 개발자 100명 초대
회사 전략 알리는 '네트워킹 파티'
카카오 대표, KAIST 등 대학 돌며
AI 인재 '입도선매'에 직접 나서
SKT, 서울대와 손잡고 수업 개설
네이버 임원진들이 지난달 말 프랑스 그르노블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한 뒤 연구진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동그라미 안에서부터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 캐피털 대표(전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한성숙 대표. 뒷모습은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네트워킹 파티’란 행사를 열었다. 초청된 이들은 미국 내 유명 정보기술(IT) 기업에 근무하는 한인 시니어 개발자 100여 명. 대부분이 인공지능(AI) 관련 일을 하는 인재들이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국내에 AI 인재가 드물어 해외로 눈을 돌렸으나 미국도 인재난은 마찬가지였다”며 “행사가 반복되고 네이버가 AI를 앞세워 세계로 진출할 기업이라는 게 알려지면 해외 인재들도 몰려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 같은 인터넷 기업부터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사, SKT·KT 같은 이동통신사들까지 일제히 AI 사업에 뛰어들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AI 인재난’을 겪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달 말 2000억원(업계 추정) 넘게 투자해 미국 제록스의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한 것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이 센터에는 AI 등 미래기술 분야 인력 8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실 AI 분야에서 국내 기업은 미국·중국보다 한두 걸음 늦었다.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이 직원 대상 강연에서 “텐센트(중국)와 구글(미국)은 전 세계 최고급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비유하자면 적은 철갑선 300척, 우리는 목선 10척밖에 없는 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AI 기술 자체가 시작 단계여서 빠르게 따라붙으면 못 잡을 수준도 아니다. 국내 기업들이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네이버 관계자는 “AI처럼 시작 단계에 있는 분야는 결국 초기에 핵심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서비스 퀄리티가 달려 인재 영입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털 다음과 소셜 메신저 카카오톡을 두 축으로 AI 사업에 나서고 있는 카카오는 인재 ‘입도선매’에 나섰다. 임지훈 대표가 직접 서울대·KAIST 등 주요 대학을 돌며 AI 인재 유치를 위한 설명회를 열고 있다. 임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AI 전략을 담은 ‘카카오 AI 리포트’를 올려 “우리 회사에 합류해 AI 기술을 다양한 서비스에, 많은 데이터에 실제 적용해 달라”며 영입 홍보에 나섰다. 카카오는 또 홈페이지 채용 코너에서 AI 인재 채용은 별도 링크를 만들고 눈에 확 띄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분야에 관한한 정원 무제한, 입사 지원 기간도 무제한이어서 언제든 이력서를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AI 관련 아이디어와 사업 제안을 접수하는 코너도 별도로 만들었다.

SK텔레콤은 ‘인재 키워 쓰기’ 전략으로 방향을 잡았다. 최근 서울대와 손잡고 AI 커리큘럼을 개설했다. 국내에서 기업과 대학이 손잡고 AI 실습 커리큘럼을 개발한 것은 처음이다. 올해 2학기부터 전기정보공학부 대학원에 ‘누구&에이브릴 위드 왓슨’ 과정을 여는데 서울대가 이론 강의를, SK텔레콤·SK C&C·SK플래닛이 실습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학생들은 SK텔레콤의 AI 서비스 누구와 SK C&C의 AI 서비스 에이브릴을 활용해 직접 서비스를 개발한다. 이 중 우수 인재에겐 장학금도 준다.

삼성전자는 해외 채용과 인수합병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 전진기지라 불리는 ‘삼성전자 리서치 아메리카(SRA)’는 AI 엔지니어를 연중 상시로 뽑고 있다. 지난해 AI 스타트업 비브랩스를 2400억원을 들여 인수한 것도 해외 인재 확보를 위해서였다.

LG전자는 인텔리전스연구소를 최근 ‘AI 연구소’와 ‘로봇 선행연구소’로 확대 개편했다. AI 분야 사내 핵심 인재는 임원급 ‘연구위원’으로 발탁하고, 외부 인재 영입에도 전사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 원장은 “대학 쪽에서 AI 인재를 길러낼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산업 현장이 AI 급류를 타게 돼 인재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단기적으로는 기업과 대학이 서로의 노하우를 결합해 AI 인재 양성에 나서고,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와 대학이 함께 정규 교육과정에 AI를 편성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태희·하선영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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