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투수 차우찬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17.5.21. 잠실 |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당시 붙었던 물음표를 시원하게 지웠다. LG 좌완 선발투수 차우찬(30)이 이적 첫 시즌 성공가도를 달리며 모범 FA 대열에 합류할 기세다. 특유의 이닝 소화 능력과 향상된 제구력을 앞세워 LG의 ‘FA 투수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차우찬은 올시즌 16경기 102.2이닝을 소화하며 7승 5패 방어율 3.07을 기록 중이다. 정규시즌의 반환점을 돈 가운데 이대로라면 두 자릿수 승과 190이닝 이상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21세기 들어 LG에서 190이닝 이상을 소화한 국내투수는 2003시즌 이승호(191.2이닝) 뿐이다. 최근 10년으로 범위를 좁히면 2008시즌 봉중근의 186.1이닝이 LG 토종 투수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이닝이다. 개막 후 단 한 차례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경기당 평균 6.1이닝을 던진 훈장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커리어하이 시즌도 만들어가고 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2010시즌 방어율 2.14 이후 가장 낮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고 개인 최다 이닝이었던 2016시즌 152.1이닝 돌파도 유력하다. 단순히 구위만 좋은 투수가 아닌 스크라이트존을 넓게 이용하고 다양한 구종을 스트라이크존에 넣는 완성형 투수로 올라선 결과다.

차우찬은 “등판 날짜가 정해져있으니 투구 밸런스와 구위를 유지하는 데 있어 확실히 편한 부분이 있다”며 “선발진에 고정된 게 기량이 향상된 비결”이라고 밝혔다. 차우찬은 2006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선 후 369경기에 나섰다. 선발투수로 152경기 마운드에 올랐고 불펜투수로는 217경기에 나섰다.

[SS포토] LG 차우찬-류제국, 삼성 승리...축하해~
LG 트윈스 차우찬과 류제국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5로 패한 뒤 홈팬들에게 인사를 마치고 상대팀에도 인사하고있다. 2017.06.22.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렇게 차우찬이 맹활약을 펼치면서 LG 구단도 FA 투수 잔혹사를 끊었다. LG는 2004시즌 진필중을 시작으로 2007시즌 박명환,, 2013시즌 정현욱을 야심차게 영입했으나 이들 모두 LG 유니폼을 입은 후 구위저하와 부상으로 고전했다. 차우찬은 “FA 투수 3~4명이 LG에 와서 안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다. 그래서 더 잘 하고 싶었다. 나는 아직 젊고 보여드릴 것도 많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새 팀에서 맞이한 첫 전반기를 돌아보며 “시즌 전 예상했던 것보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많은 이닝을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 후반기에도 전반기의 모습을 이어가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한편 차우찬은 앞으로 우천취소 없이 로테이션대로 선발진이 돌아갈 경우 오는 11일 문학 SK전에서 전반기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8승에 성공할 경우 봉중근 이후 LG 토종투수 전반기 최다승 타이를 달성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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