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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ICBM+글로벌긴축=달러 이탈’…외환위기 20년인데
악재 겹치며 파장 확대
‘코리아 리크스’ 급고조
“외인자금 탈출 가능성”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소식과 글로벌 통화긴축 가능성이 맞물리며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탈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어느 한 요인이면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두 재료가 겹치면 상당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6일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3일 외국인이 한국 채권시장에서 2조7000억원을 순매도 한 사실을 주목했다. 하루 유출액으로는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여서다. 바로 다음날 1조2500억원이 다시 유입됐기는 했으나,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향후 더 유출될 위험이 크다”고 전망했다.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한국 채권시장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돼왔다. 올해 외국인이 사들인 한국 국채는 218억달러(약 25조1354억원)로,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아시아 8개국 중 가장 많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 6월말 부터다. 국내 채권시장의 최대 ‘큰손’인 프랭클린템플턴이 주요 순매도를 보였다. 일시적 투매가 아니라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는 ‘서든스톱’(Sudden stop)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그동안 한국 채권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을 봤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까지 통화정책 긴축전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5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재닛 옐런 Fed의장은 보유자산 축소를 제안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회의록으로 Fed 내 ‘매파’ 분위기가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ANZ의 아이린 청 외환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글로벌 채권 금리가 오르면 한국처럼 금리가 낮은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자금유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ICBM 발사는 가뜩이나 민감해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재료다. 과거엔 북한의 핵실험에도 금융시장은 비교적 덤덤했지만 이번 ICBM은 실질적이고 치명적인 위험이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그간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고려해왔고 실행에 옮기게 되면 한국이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긴장감은 국가 부도위험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은 지난 4일 57bp(1bp=0.01%포인트)로 전날보다 3bp나 올랐다. 지난달 14일 49bp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CDS 프리미엄 상승은 국채 부도 위험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반도 상황을 심각하게 반받아들이고 있는 증거다.

최근 원달러 환율도 1150원을 넘어섰다. 1200원 전망도 다시 등장했다. 원화약세는 외국인 자금의 환차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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