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개한 화성-14형 발사 장면(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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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을 공식 확인한 가운데, 전문가들도 ICBM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실질적인 ICBM 능력을 과시했고 한 발짝 진전했다는 평가와, 아직까지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보도 등에 따르면 앤젤로 주립대의 안보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교수는 북한의 ICBM 발사가 판세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화성-14형'이 미국인 30만명이 살고 있는 미 알래스카주의 앵커리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기 때문에 '게임체인저'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 이미 지난 2012년 은하 3호를 발사해 ICBM 능력을 보여줬다"며 "이번 발사는 처음으로 탐지가 힘든 이동식 ICBM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를 조속히 배치하고 미국도 지상배치 미사일 방어 능력을 훨씬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미국사무소의 마크 피츠패트릭 소장은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가 전략적 게임체인저는 아니지만, 미국의 대응 정도에 따라 정치적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 등 무력대응을 할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반전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게임체인저'라는 표현을 썼다. 워싱턴포스트(WP),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트럼프 정부가 중대한 도전에 처했다고 분석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다.

피츠패트릭 소장은 미국이 단독으로 대응하기보다 모든 관련국들과 조율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아직까지 북한의 ICBM 발사가 부분적인 성공일 뿐, 위협적이지는 않다는 분석도 맞서고 있다.

우주로켓 전문가인 존 실링 박사는 북한의 시험이 얼마나 성공적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링 박사는 "겉으로 봐서는 분명 ICBM을 시험한 것으로 보이고, 부분적인 성공"이라면서도 "일부만 확인됐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은 아직 힘들다"고 말했다. '화성-14형'이 미 알래스카를 부분적으로 타격할 수 있지만, 미 서부에 도달할 수 있는지는 더 분석해 봐야 한다는 것이 실링 박사의 주장이다.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여러 소식통의 분석으로 볼 때 '화성-14형'은 사거리 5500km 이하인 중거리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하와이나 미 서부 타격 능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베넷은 이어 북한의 로켓 비행과 핵탄두 탑재 능력은 또 다른 얘기라며, 이번 시험이 판세를 바꿀 '게임체인저'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이번 시험을 통해 분명히 ICBM 능력을 일부 과시했다"면서도 "실전배치가 되지 않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실험도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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