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2번홀 신중하게 그린을 살피고 있다
여자골프 세계1위인 유소연이 아버지의 세금체납에 이은 욕설 협박 사건이 공개되면서 시름이 더욱 커지게 됐다.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유소연(28)이 결국 자신의 SNS계정을 닫아버렸다. 5일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잠수에 들어갔다.

유소연 아버지가 세금 논란으로 딸을 난처하게 만들더니 이번에는 욕설과 협박 논란으로 얼굴을 들 수 없게 만들었다. 최근 신지애 박인비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세번째 세계 1위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아버지의 그릇된 행동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유소연의 아버지가 밀린 지방세 3억여원을 뒤늦게 완납한 것으로 알려진 것은 4일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유소연의 아버지 유모씨는 지난주 서울시에 2001년부터 16년간 내지 않았던 지방세 3억1600만원과 가산세를 납부했다고 한다. 유씨의 체납 사실이 알려진 것은 서울시가 지난 4월 고가·대형주택에 살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 호화 생활자 주택을 압수수색하면서다. 서울시 조사 결과 유씨는 자녀 명의로 사업장을 운영해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고, 수십억원대 아파트 2채도 자녀 명의로 보유하고 있었다. 서울시는 1년 이상 여러 차례에 걸쳐 지방세 납부를 요구했지만 유씨는 매번 납부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등 고의적으로 납세를 회피했다고 한다.

이 사실이 방송을 타면서 화살은 고스란히 유소년에게 돌아갔다. 이후 나오는 유소연 관련 기사에는 세금체납을 비난하는 수많은 댓글이 올라왔다. 세계랭킹 1위에 올랐을때도 찬사보다는 비난이 더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 유씨가 체납액을 한꺼번에 정리하면서 모든 것이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이번에는 욕설과 협박 사건이 터졌다. 유소연 아버지가 세금 완납 전후로 담당 공무원을 위협하거나 욕설이 담긴 문자를 보낸 것이 5일 공개된 것. 유씨는 세금 납부 후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사업도 번창하길 바라겠습니다”는 공무원의 말에 “X같은 소리”라는 욕설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출근할 때 차 조심하라”며 위협 문자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세금납부 직후 국민권익위원회에 “시효 만료로 없어져야 할 세금을 서울시가 받아냈다”는 내용의 민원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은 더욱 커졌다.

누리꾼들은 기사마다 “부끄럽다 딸이 세계 1위면 뭐하냐” “국위선양은 커녕 나라망신” “유소연경기 앞으로 안봄”...수많은 악플을 달았고 그 화살은 몽땅 유소연에게 향했다. 결국 견디지 못한 유소연은 SNS 닫아버리기에 이르렀다. 기록행진을 벌이던 유소연이 연속 컷 통과 기록을 ‘64’에서 멈췄던 것도 아버지의 세금 문제와 무관치 않았다. 충격에서 벗어나 세계 1위에 올라섰지만 더 큰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그 타격은 경기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유소연에게는 최고 전성기에 맞은 골프 인생 최대 위기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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