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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수 신태용, 제2의 홍명보 되어서는 곤란


입력 2017.07.04 21:07 수정 2017.07.04 21:0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4년 전 홍명보 전 감독 선임 때와 비슷한 상황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신태용. ⓒ 데일리안

한국축구를 구원할 소방수는 신태용이었다.

축구협회는 4일 파주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로 공석이 된 대표팀 사령탑에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다.

공교롭게도 신태용 신임 감독은 한국 축구가 어려울 때마다 나서는 소방수 역할을 세 번 연속 맡게 됐다.

신 감독은 앞서 지난 2016 리우 올림픽 대표팀과 최근 국내에서 폐막한 FIFA U-20 월드컵에서 20세 이하 대표팀을 이끈 바 있다.

축구협회가 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낙점한 이유는 빠르게 지금의 대표팀을 추스를 수 있는 능력 때문이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5시간 회의 끝에 최종결론을 내렸다. 대표팀 코치를 하면서 현재 대표팀 선수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신태용 감독이 빠른 시일 내에 소통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남은 경기에서 전술과 전략으로 승리를 이끌어 내 줄 것이라 믿는다”고 힘을 실었다.

한국 축구를 오랜 시간 지켜봤던 축구 팬들이라면 낯익은 풍경이다. 바로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선임한 홍명보 전 감독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최종예선을 통과한 대표팀은 약속대로 최강희 감독이 임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후임자 물색에 나선 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이 아닌 홍명보 감독을 택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며 뚜렷한 성과를 냈고, 차기 한국 축구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급작스런 대표팀 사령탑 발탁에 다소 이르다는 시각도 있었다.

준비가 되지 않았던 홍명보호는 그대로 침몰하고 말았다. 특히 특정 선수들만 고집하는 ‘엔트으리’로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고, 결국 대표팀은 이듬해 열린 월드컵 본선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던 영웅은 불과 1년 만에 공공의 적이 되고 말았다. 불명예 퇴진한 홍명보 감독을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싸늘한 시선은 많이 누그러졌지만 감독으로서 평가절하하는 부분은 여전하다.

신태용 감독은 K리그 시절부터 지도자로서의 뚜렷한 역량을 발휘하며 명장이 되기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 특히 각급 대표팀을 맡으며 개성 뚜렷한 전술과 선수들을 아우르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온 인물이다.

하지만 월드컵까지 불과 1년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대표팀은 아직까지 최종예선 통과를 확정짓지 못했다. 남은 2경기를 망치기라도 한다면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은 그대로 물거품 될 수 있다.

신태용 감독 역시 홍명보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이른 시기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는 우려의 시선이 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축구팬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무분별한 비난으로 또다시 한국 축구의 전설을 잃을 수 없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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