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오바마와 40여분간 환담
"北이 대화의 문 나설 마지막 기회"
오바마 "국민 여론 있으면 못할 일 없어"
"北이 대화의 문 나설 마지막 기회"
오바마 "국민 여론 있으면 못할 일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진 지 사흘 만에 이뤄진 전직 대통령과의 '깜짝 만남'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찾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40여분간 환담하며 "지금이 북한이 대화의 문으로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미국에서의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면서 "한·미 동맹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바란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제재와 압박을 해나가되 대화를 병행키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국민 여론이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발언을 인용하며 "많은 한국민이 문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하는 만큼 국민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리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현재 미국은 여야를 떠나 한·미동맹에 대해 초당적이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한·미관계는 더 굳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만남에서 북핵이나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행정부를 대표해 청와대에 온 게 아니다"면서 "개인자격으로 왔고 한·미 현안에 대해 얘기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3년 2개월여만에 한국을 찾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전직 참모 한 명만을 대동한 채 청와대를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문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환담은 완전 비공개로 진행됐다. 첫 한·미정상회담을 마치자마자 전직 대통령과 만나는 것을 청와대가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창해온 '전략적 인내 정책'의 폐기를 사실상 선언하는 등 전임 정권과 각을 세우고 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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