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편의점 전성시대, 치열해지는 경쟁

이주현 2017. 7.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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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전성시대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폭풍 성장한 편의점은 주력으로 내세운 가정간편식(HMR)과 소용량 상품 전략이 소비자에게 가장 가까운 유통 채널로 자리 잡는 데 들어맞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저성장의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편의점 업계가 매년 고성장을 거듭하며 호황을 이어 가는 이유다.

3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매출)는 20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7조2000억원보다 18.6% 늘어났다. '혼밥' '혼술'을 즐기는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편의점 시장 규모가 연간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1989년 5월 세븐일레븐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연지 27년 만이며, 2011년 10조원을 넘어선 뒤 5년 만의 2배 성장이다.

편의점 매출 신장률은 2014년 전년 동기 대비 7.8%에 그쳤지만 2015년 24.6%, 2016년 18.6% 등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편의점 점포수도 지난해 말 기준 3만2611개로 3만개를 처음 넘어섰다. 매장 수 역시 전년 동기(2만8994개)에 비해 두 자릿수(12.5%)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편의점 시장은 포화 상태'라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우려보다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대형 매장 위주인 일본 편의점에 비해 소규모 점포를 다량으로 출점하는 한국 편의점 특성상 시장 포화는 섣부른 판단이라는 분석에서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개인 슈퍼는 6만9570개”라면서 “앞으로 개인 슈퍼 20%가 편의점으로 전환한다고 가정할 때 1만4000개, 30% 전환 시 2만1000개 각각 증가해 앞으로 4~5년 동안 편의점 점포 수 순증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도 '시장 포화' 아니다

편의점 업계는 여전히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1~2인 가구와 고령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국내 편의점 시장은 2030년까지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성장하자 기존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편의점 점포 수 2위이던 GS25는 업계 부동의 1위인 CU를 간발의 차이로 따라 붙었다. 업계 3위 세븐일레븐, 5위 위드미와의 격차가 크지만 위드미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깜짝 변신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업계가 재편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CU는 1만1605개, GS25 1만1587개, 세븐일레븐 8859개, 미니스톱 2394개, 위드미 2109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1·2위와 3위 간의 격차, 3위와 4·5위 간의 격차가 큰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CU(1만857개)와 GS25(1만728개)의 점포 수 격차는 129개였지만 불과 5개월 만에 18개로 차이가 좁아졌다.

GS25가 출점 공세를 강화하며 1위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과 동시에 3위와의 격차도 기존 2172개에서 2728개로 더욱 늘렸다. 매출 면에서도 GS25의 성장은 도드라진다. CU는 1분기 매출 1조184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GS25는 매출 1조3819억원을 기록, 14.9% 증가했다. GS25는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CU와의 매출 격차를 1974억원으로 늘렸다.

그러나 실속은 CU가 챙겼다. GS25와의 매출 격차가 약 2000억원이지만 CU는 38.3% 성장한 384억원 영업이익을 기록, 317억원(21.3%)의 GS25보다 우위를 점했다.

반면에 세븐일레븐은 매출 8642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3%나 급감했다. 직영·위탁 점포 증가에 따른 임차료 상승과 카드매출 비중 확대로 인한 지급수수료 비용 증가, 전년 1분기 비경상 수입 역기저 영향(밴 수수료, 정보제공비)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2강·1중·2약'으로 재편된 편의점 업계

1, 2위 업체와 3위 업체 간 격차가 벌어지면서 편의점 업계에 선두업체 쏠림 현상이 심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 편의점사업부는 수익 중심의 내실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부진 점포를 개선하고 수익 중심으로 출점을 관리할 예정이다. 다양한 신규 상품 개발로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하위권 업체들의 경쟁도 뜨겁다. '양보다 질' 원칙을 절대 고수하고 있는 미니스톱은 경쟁사에 비해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느리지만 점포 수도 줄기차게 늘고 있다. 2013년 1913개이던 미니스톱은 2014년 2002개, 2015년 2200개에 이어 현재 239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9.7% 증가한 1조172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설투자비와 일본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 등 요인으로 영업이익은 74% 감소한 34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미니스톱은 99㎡(약 30평) 이상 매장 출점 원칙을 고수, 넓은 매장이란 강점을 앞세워 최근 수년간 점포당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위드미는 5월 31일 신세계 채용박람회를 찾은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위드미에 대한 깜짝 놀랄 만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면서 “점포 수를 늘려 갈 아주 놀라운 방법이 적용될 것”이라고 예고,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는 이마트위드미가 사명 변경 등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쟁 편의점 대비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마트'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는 것과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다는 것이다. 현재 내부에서 'e24'와 '이마트24'가 유력하게 거론되며 법인명 변경과 동시에 운영 방식을 대폭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업계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상위 업체와 하위 업체 간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과 함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시장 구조가 새롭게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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