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로봇에 집중 日소프트뱅크 "초고령사회가 기회"
소프트뱅크, 2020년 도쿄올림픽 겨냥.. 자율주행버스 노선 상용화 박차
사람 대신 안내 도우미 등 단순업무.. 휴머노이드 '페퍼' 5000대 이상 팔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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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자율주행시스템 전문계열사 SB드라이브는 3월과 6월 오키나와에서 두 차례 자율주행버스를 시범 운행했다. 운전사 없이 운행되는 버스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가 안내 서비스를 맡는다(위쪽 사진). 시범 운행 중인 자율주행버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모니터링을 하는 사람으로 운전하는 것은 아니다(아래쪽 사진). 소프트뱅크그룹 제공 |
지난해 12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유튜브에 올린 3분36초짜리 영상 줄거리다. 자율주행시스템 전문계열사인 ‘SB드라이브’가 추진 중인 오지마을 자율주행버스 사업 내용이다.
소프트뱅크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일본의 사회적 문제를 비즈니스 기회로 삼는 데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을 관련 비즈니스 해외 진출을 위한 최고의 쇼케이스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비즈니스 키워드는 ‘자율주행버스’와 ‘로봇’ 두 가지다. 소프트뱅크의 이런 전략은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한국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달 20일 일본 도쿄의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만난 사지 유키 SB드라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버스는 지금 당장 일본에 필요하다. 완전자율주행차 개발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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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해 4월 도요타 출신 기술자들이 창업한 자율주행차 전문기업 ‘어드밴스드 모빌리티’에 5억 엔(51억 원)을 투자해 합작사 SB드라이브를 설립했다. SB드라이브는 29명의 모니터링단을 꾸려 3월 24∼25일 오키나와에서 첫 번째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지난달 말에는 두 번째 시범운행을 했다. 이 회사는 2018년 도쿄 올림픽 때 하네다공항 인근에 몇 개의 자율주행버스 노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는 2030년 이후에나 운전사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버스는 일정한 길을 반복해서 다니기 때문에 승용차보다 훨씬 빨리 상용화할 수 있다. SB드라이브가 자율주행버스를 비즈니스모델로 삼은 배경이다.
한국도 2015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율이 13.13%로 고령사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일본과 달리 버스 회사들이 ‘운전사 구인난’을 겪고 있진 않지만 농어촌 지역의 고령화 문제는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고령인구비율이 아직 10%를 넘지 않는 중국도 공공교통이 닿지 않는 오지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수요가 크다는 게 소프트뱅크의 분석이다.
소프트뱅크의 로봇 사업은 속도가 더 빠르다.
로봇 사업 역시 초고령사회로 인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방점이 찍혀 있다. 특히 많은 일본 기업은 생산인구 급감으로 단순 업무에 투입할 인력을 쉽게 구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12년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현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를 인수한 뒤 인간의 감정을 읽는 휴머노이드 ‘페퍼’를 상용화했다. 2015년 6월 출시된 페퍼는 현재 일본 내 고객 2000여 명에게 5000대 이상 팔렸다. 중저가 초밥 프랜차이즈 ‘하마스시’와 유통기업 ‘야마다’ 등은 페퍼를 안내 서비스 도우미로 배치해 쏠쏠한 고객 유입 효과를 보고 있다.
하쓰미 가즈타카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이사는 “페퍼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인간의 삶 속으로 가져오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는 현재 300개 정도인 페퍼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늘리고 머리와 팔 동작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등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동시에 개선하고 있다. 특히 페퍼의 지능을 높이기 위해 미국 IBM,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최근에는 ‘네발 로봇’으로 유명한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페퍼는 일반적인 가정의 한 멤버가 되기 전 우선 비즈니스 영역에서 많이 활용될 것”이라며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비즈니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전용 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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