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피부 늙게 하는 주범 20가지..주름·수분 잡는 화장품 개발

2017. 7. 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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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질 300종 일일이 실험
노화 요인 조절하는 물질 찾아
수분마스크팩·바디로션 선봬
━ 서울대 벤처기업 정진호이펙트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은 피부과학자와 화장품 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다.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노화를 늦추진 못했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전문가가 노화 연구에 매달린다. 그런데 최근 피부 노화를 늦추는 핵심 기술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의 단백질 노화와 혈액형 당(糖) 성분의 역할 규명 덕분이다. 25년간 피부 노화 연구로 이뤄낸 성과다. 연구에만 그치지 않는다. 학내 화장품 벤처 회사(정진호이펙트)를 통해 실용화됐다. 피부 노화의 원인과 이를 완화하는 핵심 기술을 알아봤다.

정 교수팀이 밝혀낸 피부 노화 관련 핵심 연구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피부를 노화시키는 요인들을 밝혀내고, 이들 요인을 조절하는 물질을 찾은 것이다. 둘째는 피부 속 수분을 유지하는 핵심 원리를 밝혀내고, 해당 요인을 증가시키는 물질을 찾아낸 것이다.

피부는 여러 요인에 의해 늙는다. 주로 피부 속 단백질과 효소 분비 등의 변화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콜라겐 감소다. 나이가 들면 콜라겐 생성이 감소하고 분해 속도는 빨라진다. 탄력섬유도 줄어든다. 탄력섬유를 구성하는 단백질은 다양하다. 이들 단백질은 햇빛이나 노화에 의해 줄어든다. MMP라는 효소도 관여한다. 콜라겐과 탄력섬유의 분해를 촉진한다. 활성산소도 문제다. 햇빛을 받거나 나이가 들면 피부 속에 활성산소량이 많아진다. 또 피부 구성 성분 중 프로테오글리칸이라는 물질의 감소는 주름이 생기는 이유다.

정 교수팀은 지난 20여 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피부를 노화시키는 이 같은 수십 가지의 요인을 밝히고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 20가지를 추렸다. 그 뒤 이 핵심 요인을 조절하는 물질을 찾기 위해 약 300여 종의 천연물을 하나씩 대입했다. 예컨대 콜라겐 세포에 1번부터 300번까지의 물질을 모두 넣어보고 그 가운데서 콜라겐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효능이 가장 큰 것을 찾아냈다.

━ 20여 년 연구 성과 SCI급 학술지에 실려 MMP효소와 활성산소를 줄이는 물질도 이 같은 방식으로 찾았다. 이후 해당 물질을 몇 % 농도로 넣어야 가장 효과가 큰지를 실험했다. 이렇게 해서 각 피부 노화 요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물질 20여 가지가 가려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엉겅퀴, 석류나무, 승마, 갈근 추출물, 붉은토끼풀 등의 천연물이다. 정 교수는 “피부를 노화시키는 여러 요인을 한꺼번에 조절하는 화장품을 만들면 가장 확실하게 노화 억제 작용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 요인을 밝혀낸 논문은 미국피부연구학회지·영국피부과학회지 등 유수의 SCI급 학술지에 실렸다. 단백질 변성과 효소 작용을 억제하는 연구는 비단 피부뿐 아니라 식도·대장·소장·심장의 표피, 근육·혈관 등의 노화와도 관련돼 있어 의학계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 교수는 이들 유효 성분을 넣어 화장품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효과를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효능을 평가할 때 실시하는 동물실험이나 설문조사 대신 이중맹검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피시험자는 물론 연구자도 어떤 제품을 어느 그룹에 제공했는지 모르게 해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연구 방법이다.

정 교수팀은 총 13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6개월 동안 한 군에는 유효 성분이 든 화장품(정진호이펙트 W 에센스크림)을 바르게 하고, 다른 군에는 유효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화장품을 쓰게 했다. 그 결과 유효 성분이 든 화장품을 바른 군에서는 피부 노화의 징후(콜라겐·탄력섬유 감소 등)가 평균 17% 줄었다. 유효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화장품을 바른 군은 노화 징후가 3% 더 늘었다.

두 번째 연구는 수분 손실을 막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나이가 들면 피부 속 수분이 줄어드는데, 어떠한 이유에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정 교수팀은 피부 표피에 있는 ‘혈액형 당(糖)’의 분포와 수분 손실이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 큰 주목을 받았다.

수분 손실에 따른 주름 생성뿐 아니라 수분 손실로 인한 염증으로 나타나는 아토피, 심각한 노인성 건조증 등을 치료할 길이 열린 것이다. 정 교수는 “실제 피부 속 세포를 관찰해 보면 젊은 사람에 비해 나이 든 사람의 혈액형 당 성분이 훨씬 적다”며 “아토피가 있는 사람과 건조증이 심한 사람은 혈액형 당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표피의 ‘혈액형 당’ 줄면 수분 함유량↓ 정 교수는 이후 약 300여 종의 천연물을 대입해 혈액형 당을 개선하는 물질을 찾아내고 이를 조절하는 물질(천연물 추출물 또는 단당류를 이용한 피부 보습 개선용 특허 조성물)을 개발했다. 이 연구결과도 수분마스크팩(M 크림 마스크)과 바디로션(D 바디에센스)으로 실용화됐다. 정 교수는 “피부 수분 함량이 늘면 표피와 진피 세포의 활동도 활발해져 피부 노화도 그만큼 지연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팀의 노화 예방·개선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다. 현재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과 함께 피부에서 생성되는 BDNF 호르몬 등을 증가시키는 성분을 개발해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정 교수는 “혈액형 당 조절 성분을 바탕으로 눈·코·생식기 등 점막이 있는 부위에 수분을 공급해 주는 약이나 화장품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TIP 화장품 고를 때 꼭 살펴봐야 할 것 * 임상 연구는 이중맹검법으로 실시했나 피실험자·연구자 모두 어떤 군이 어떤 화장품을 발랐는지 몰라야 평가가 객관적임

* 객관적인 기관에서 효능을 검증했나 영리 추구 기관에서는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갈 가능성이 큼

* 임상 기간은 최소 3~6개월 진행했나 몇 주 정도의 임상으로는 효능 검증이 어려움

* 유효 성분이 피부를 통과할 수 있는 크기인가 콜라겐·EGF(상피세포성장인자) 등은 500달톤(Da)을 넘어 실제 피부 속 흡수가 어려움

* 독성·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화장품인가 피부과 테스트를 거쳐야 확실한 검증이 가능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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