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호적수 고이케, 위안부 강제 연행 부정하는 극우파
이집트 이민 중 4차 중동전쟁 경험
"이상주의 도움 안 돼" 깨달아
뉴스 앵커 거쳐 92년 정치 입문
철새 정치인 비판 속 핵무장 주장
도쿄 도의회 선거는 역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에 의한, 고이케를 위한, 고이케의 선거'였다. 고이케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가 도쿄 도의회의 '자민당 1당 체제'를 무너뜨렸다. 고이케가 ‘아베 1강’을 무너뜨릴 확실한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일본 정국에 파란이 일고 있다.
고이케는 어릴 적부터 정치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17세 때 그는 일기에 "나는 정치가 재미있다. 언젠가 사회 개혁을 이루고 싶다"고 썼다. 정치에 뜻이 있었던 그의 아버지도 "유리코가 남자아이였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고이케의 현실감각은 당적을 5번 바꾼데에서도 엿볼 수 있다. 1992년 일본신당으로 정치에 입문한 고이케는 신진당, 자유당, 보수당, 자민당을 거쳤다.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도민퍼스트회'가 6번째 정당이다.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 속에 "생존을 위한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현실주의에 입각한 고이케의 생각은 위험수위를 넘나든다. 고이케는 일본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03년 3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군사, 외교적인 판단에 따라 핵무장 선택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놓고선 최근엔 "전술적 발언일 뿐"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국제정치는 냉철하고 사악하다. 국가를 유지한다는 건 '흑이냐 백이냐'라고 간단하게 나눌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
2005년에는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했고, 2007년 미국 의회가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하도록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공개 로비를 펼치기도 했다. 방송에 출연해 "고노담화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위안부 강제연행 사실을 공공연하게 부정해왔다.
고이케는 현재 독신이다. 20살 때 카이로대학에서 만난 일본인과 결혼했지만 1년만에 이혼한 뒤 혼자 살고 있다. 31살 때 터키 청년과 "터키탕이라는 이름을 쓰지 말아달라"고 후생성에 진정을 낸 특이한 이력도 있다.
윤설영 기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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