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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만큼이나 뜨겁다…감독들을 둘러싼 각종 논란

입력 2017.07.01 08:01수정 2017.07.01 08:01

언제나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연예계 중심에는 배우들을 둘러싼 잡음이 늘 한 자락에 위치해있었다. 그 탓에, 해당 배우가 출연한 작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부지기수. 하지만 올 상반기는 유독 감독들이 논란의 주체가 되어 작품에 몰입하기도 전에 한 차례 벽을 세워 관객들로부터 외면을 샀다.

◆ SNS가 뭐길래…사심 표출의 안 좋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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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은 SNS 논란으로부터 비롯된 타격을 제일 크게 받은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의 초청되는 기념비적 낭보를 알린 작품인 만큼 혜성 같이 등장한 변성현 감독은 단숨에 강력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개봉을 앞둔 ‘불한당’은 세련된 미장센과 신선한 스토리 구성 덕에 언론과 평단에서도 호평이 쏟아졌고, 흥행 성공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변성현 감독이 ‘불한당’ 개봉 직전 SNS에 게재했던 글이 발목을 잡았다.

높은 수위를 오가는 글들과 대선 기간 중 일부 후보 및 지지자들을 향한 조롱이 드러나 대중들의 뭇매를 샀다. 뜻밖의 날벼락을 맞게 된 배우들을 위해 변성현 감독은 논란 직후에 사과문을 전하였으나 이미 외면한 대중들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결국 ‘불한당’의 배우들은 감독 없이 칸 영화제에 방문해야하는 이례적인 행보까지 겪게 되었다. 이후 변 감독을 둘러싼 논란 중 일부분이 오해였음이 밝혀졌지만 관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불한당’은 더 큰 사랑에서 멀어졌고 관객수는 92만9629명에 그쳤다. 대신, 탄탄한 매니아층이 생기면서 그 허전함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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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군’의 정윤철 감독도 직격타까지는 아니지만 분노로 찬 사심을 숨기지 못해 비난을 샀다. ‘대립군’보다 한 주 늦게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미이라’를 이유로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비판하고 일어난 것.

영화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감독으로서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분명히 비판할 수 있는 문제며 타파 되어야 할 사안은 맞으나 정윤철 감독은 되려 엉뚱한 지점을 짚었다. 자신의 작품인 상업영화 ‘대립군’을 다양성영화 ‘노무현입니다’와 동일한 선상에 놓으며 ‘미이라’가 두 작품의 스크린을 앗아갔다고 토로했다.

정 감독은 “‘미이라’에게 극장을 왕창 몰아주며 ‘대립군’과 ‘노무현입니다’가 직격타를 맞았다. (개봉) 6일 만에 퐁당퐁당 교차상영이라니 대한민국은 정녕 지옥이다”며 “대통령이 아무리 바뀌어도 재벌들이 안 바뀌고 돈이 최우선이면 아무 소용없다. 승자독식, 1등만 살아남는 사회는 정글이지 사람 사는 곳이 아니다“고 한탄했다.

하지만 ‘대립군’이 개봉 첫 주에만 809개의 스크린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중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대자본 상업영화로써 많은 상영관을 가져간 감독이 독립영화와 함께 운운하며 억울함을 토로할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또 터졌다.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더빙판 연출을 맡은 김성호 감독이 그 주인공. ‘너의 이름은.’ 개봉 당시, 수입사 측에서 국내 더빙판은 공개 오디션을 통해 남녀주인공을 뽑겠다고 밝혔지만 입장을 번복했다.

공개 오디션은커녕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지창욱과 김소현을 발탁해 영화 팬들과 성우들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비판이 계속 되자 김성호 감독은 자신의 SNS에 ‘잘해도 욕 먹을 판’ ‘수입사에 항의해’ ‘보채지마라’ 등 팬들을 향해 비아냥댔다. 이에 대중들은 입장 번복한 당사자가 적반하장이라며 더욱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 홍상수‧김민희 스캔들 인정에 연예계는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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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불륜‘설’의 주인공으로 사람들이 입에 오르락내리락했던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는 지난 3월, 그들의 관계를 인정함으로써 기어코 ‘설’을 떼어냈다.

지난해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어떠한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으며 무성한 소문으로만 돌았던 두 사람은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계속해서 공개를 꺼려왔던 이들이지만 한국 배우 최초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민희의 빛나는 행보가 동시에 떠오른 만큼 특별히 참석한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축하가 채 마무리도 되기 전에 “김민희와 사랑하는 사이”라고 밝힌 홍상수 감독의 발언은 충격을 자아냈다. 또한 유부남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의 이야기를 담아낸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내용 역시 두 사람을 연상케 하는 내용이라는 지적이 쏟아지며 영화를 향한 비판도 피할 수 없었다.

영화 ‘그 후’와 ‘클레어의 카메라’로 나란히 칸에 입성하게 된 두 사람은 어느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지에서도 자유롭게 애정 표현을 드러내는 놀라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9009055_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