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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전향 앞둔 '4년 국대' 최혜진 "3년 뒤 올림픽 출전이 목표"

송고시간2017-06-3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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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 목표는 11월 KLPGA 시드전 합격…US여자오픈 2년 연속 출전

최혜진의 아이언샷. [KLPGA 제공]
최혜진의 아이언샷. [KLPGA 제공]

(평창=연합뉴스) 권훈 기자 = 골프 국가대표 최혜진(18·부산 학산여고 3년)은 웬만한 골프팬이라면 익숙한 이름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어지간한 프로 선수보다 더 많은 관련 기사를 찾을 수 있다.

최혜진은 4년째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가 된 이후 줄곧 태극 마크를 달고 있다. 4년째 국가대표로 뛴 선수는 김효주(21) 말고는 없다.

워낙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가 됐기 때문이다.

단순히 국가대표를 오래 한 게 아니다. 그야말로 아마추어 무대를 휩쓸었다. 단연 국가대표의 에이스다.

국내 무대뿐 아니라 세계 아마추어 여자 골프 국가 대항전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한국에 안겼다.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단체전 우승을 싹쓸이했고 한국, 대만, 일본 3개국 대항전 네이버스컵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석권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3명 가운데 막내로 출전해 단체전 은메달을 땄다.

간간이 초청 선수로 출전한 프로 대회에서도 최혜진의 이름은 늘 상위권이었다.

올해 두 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 나선 최혜진은 E1 채리티 오픈 준우승, 한국여자오픈 4위에 올랐다.

장하나(25)가 우승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는 7위를 차지했다.

오는 8월 23일 만18세가 되는 최혜진은 늦어도 9월 초에는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다.

스타 선수가 끊임없이 배출돼 '화수분'으로 불리는 KLPGA 투어에 또 한 명의 특급 신인이 등장하는 셈이다.

국가대표 박소영 코치는 "잠재력으로 보면 박세리만큼 뛰어난 재목"이라고 최혜진을 평가했다.

프로 전향을 앞두고 국가대표 신분으로는 마지막 KLPGA 투어 대회가 될지도 모르는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에 출전한 최혜진은 "11월에 치를 KLPGA 투어 시드전을 생각하면 걱정이 많다"고 엄살을 떨었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KLPGA 정회원 테스트 면제 혜택을 받은 최혜진은 11월 시드전에서 상위권에 입상해야 내년 KLPGA 투어에 뛸 수 있다.

최혜진은 "날씨가 추운 데다 딱 한차례 대회로 내년 출전권이 왔다 갔다 하니까 방심할 수는 없다"면서 "시드전에 대비해 더 연습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혜진의 눈높이가 시드전 통과에 맞춰졌을 리가 없다.

최혜진의 목표는 '세계랭킹 1위'다. 그리고 박세리, 박인비에 이어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더 가까운 목표는 2020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이다.

최혜진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는 게 먼저다. 그러려면 LPGA 투어에 진출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KLPGA 투어에서 잘해야 한다"면서 "내년 KLPGA 투어가 기다려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혜진은 내심 시드전 없이 KLPGA 투어 직행을 노린다.

시드전에 나서기 전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K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면 곧바로 내년 시드를 확보한다.

이번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뿐 아니라 시드전을 앞두고 출전할 KLPGA 투어 대회는 모두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는 뜻이다.

최혜진은 그러나 속마음을 드러내는데 조심스럽다.

"그동안 프로 대회에서 아쉬운 순간이 없지 않았다"며 우승 경쟁을 펼치다 한 발짝이 모자랐던 사실을 떠올린 최혜진은 "워낙 프로 언니들 실력이 쟁쟁해서 쉽지만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KLPGA 투어 선수들은 최혜진이 당장 프로 대회에서 우승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KLPGA 투어에서도 최혜진의 장타력과 정교한 아이언샷은 인정받고 있다.

최혜진은 "(김)민선 언니보다는 조금 덜 나갈 것 같다"고 자신의 장타력을 자평했다. 김민선은 데뷔 때부터 KLPGA 투어에서 손꼽는 장타자다.

최혜진은 장타를 치면서도 똑바로 보내는 편이다. 장타자의 숙명이라는 티샷 실수는 거의 없다.

타고난 빠른 헤드 스피드에 강한 체력 덕이다. 비거리는 재작년보다 작년이, 작년보다 올해 더 늘었다. 최혜진은 아무리 바빠도 체력 훈련은 거르지 않는다.

최혜진의 진짜 강점은 18세 소녀답지 않은 멘털과 노련한 경기 운영이다.

최혜진은 "샷을 하면서 불안했던 적은 거의 없다. 실수가 나와도 마음에 담아 두지 않는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자고 다짐할 뿐 왜 이런 실수가 나왔는지 연구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린 공략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정말 버디를 노려야 할 때가 아니라면 안전 위주로 하는 편"이라는 최혜진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많은 대회를 출전하면서 쌓은 경험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최혜진이 프로 입문을 앞두고 훈련에 중점은 쇼트게임과 퍼팅이다.

"아무래도 스코어를 결정하는 건 쇼트게임과 퍼팅이니 실력을 더 가다듬는 데 온 힘을 쏟아야겠다고 생각한다"는 최혜진은 "(박)성현 언니의 드라이버샷과 (박)인비 언니의 퍼팅 가운데 고르라면 인비 언니의 퍼팅을 가지겠다"며 깔깔 웃었다.

최혜진은 다음 달 8일 미국으로 떠난다. US여자오픈에 출전한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예선을 통과했다.

"작년에도 그리 떨리지도 않았고 코스가 그다지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았다"는 최혜진은 "내년에는 프로 신분으로 꼭 출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혜진은 미국에 다녀온 뒤 에비앙챔피언십 예선을 치른다. 1차 예선을 거뜬히 통과한 최혜진은 "프로 신분으로 참가하는 첫 대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장타 여고생' 성은정(18)과 동갑이다. 성은정 얘기가 나오자 최혜진은 표정이 복잡해졌다.

최혜진은 "은정이는 라이벌이 아니라 친구라는 생각이 먼저"라면서 "경기장에서는 몰라도 밖에서는 친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 전향을 앞둔 국가대표 최혜진.[KLPGA 제공]
프로 전향을 앞둔 국가대표 최혜진.[KLPGA 제공]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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