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결승포… 황재균 ‘마이너 설움’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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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ML 콜업… 샌프란시스코 홈경기서 ‘깜짝 활약’ / 5번 타자 3루수로 1안타·2타점 / 콜로라도戰 5-3 승리 이끌어 / 3번째 타석서 127m 대형 솔로포 / 한국인 최소 타수 1호 홈런 기록 / “한 경기라도 뛰고 싶어 왔는데… / 결승홈런까지 쳐서 꿈만 같다” / 류현진, LA에인절스戰 호투에도 / 2점 홈런 허용… 시즌 4승 불발 29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경기. 3-3으로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이 거대한 체구의 메이저리그 투수 앞에 섰다. 그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현지 팬들에게 황재균은 주축 3루수의 부상과 유망주들의 부진으로 겨우 메이저 기회를 얻어 첫 경기를 치르는 선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황재균이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6회 결승 홈런을 쳐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연합뉴스

그러나 황재균이 콜로라도 선발 카일 프리랜드(24)의 3구째 시속 145㎞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기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커다란 타구가 터져나왔고 공은 좌측 펜스를 훌쩍 넘겼다.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 데뷔전 홈런이자 결승 홈런이라는 새 기록이 작성되는 순간이었다. 비거리 127m의 대형 홈런이다. 황재균은 이날 경기로 21번째 코리언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올렸다.

황재균이 29일 감격의 빅리그 데뷔 첫 홈런볼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다. 공을 담은 투명 상자에 붙은 라벨에는 황재균의 영문 이름과 ‘메이저리그 첫 안타 그리고 홈런’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황재균 인스타그램 캡처

또 데뷔전에서 홈런을 기록한 최고령 샌프란시스코 선수로도 기록됐다. 황재균은 “정말 한 경기라도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어서 미국에 건너왔는데 오늘 이뤄져 너무 기분 좋다“며 “그 경기에 결승 홈런을 쳐서 믿기지 않고 꿈만 같다”고 밝혔다. 황재균은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1삼진으로 경기를 마쳤다.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 들어온 황재균에게 동료의 뜨거운 환영이 이어졌다. 빅리그 첫 홈런인 경우 동료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홈런 타자를 모른 척하는 전통이 있지만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은 황재균을 아낌없이 축하해줬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코치와 동료가 뽑는 신인상인 ‘2017 바니 뉴전트 어워드’를 수상하고도 개막 때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에 실패한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2015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당시는 자유계약(FA) 자격 취득 전이라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 뛰어들었지만 황재균을 원하는 구단은 없었다. 이쯤 되면 메이저리그 꿈을 접을 만도 하지만 황재균은 물러서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 맞게 타격폼을 수정하는 등 경쟁력을 키워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은 뒤 미국행을 선언했다.

하지만 막상 미국 땅을 밟고 보니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0.333, 5홈런 15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도 결국 마이너행을 통보 받았다. 이에 계약시 삽입한 옵트아웃(잔여연봉 등을 포기하고 FA를 선언하는 것) 권한을 행사해 팀을 떠날 생각도 했다. 그러나 옵트아웃 시한인 7월1일을 불과 사흘 남겨두고 극적인 콜업이 이루어졌고, 이날 한 방을 통해 인생 역전을 이뤄냈다.

한편 류현진(30·LA 다저스)은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5.2이닝 7피안타(1홈런) 8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치고도 커브 실투에 울었다. 류현진은 0-0으로 맞선 6회 2사 2루에서 안드렐톤 시몬스에게 던진 커브가 높게 제구되면서 통한의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다저스는 9회 포수 그란달의 송구 실책으로 2-3 패배를 당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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