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창업대상-국무총리상] 이니스프리, '자연주의' 앞세워 매출 1조 신화 쓴 'K뷰티 선봉장'

윤경환 기자 2017. 6. 2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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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아모레그룹서 독립
원료·멤버십키트로 차별화
2012년 중국 첫 진출 이후
홍콩·싱가포르로 영역 확대

[서울경제]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기업인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뤘다. 국내에서만 지난 2015년보다. 29.7%나 성장한 7,679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비롯해 사업 개시 4년에 불과한 해외 부문 매출도 4,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 소비재로만 1조원 이상을 팔아치운 것은 국내 기업으로는 극히 드문 일이었다. ‘자연주의’라는 독특한 콘셉트와 아모레퍼시픽그룹과 함께하는 연구 능력, 거침없는 글로벌 본능이 결합돼 만든 쾌거였다.

지금은 1조원대 기업이 됐지만 이니스프리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다. 지난 2000년 1월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국내 최초 자연주의를 표방한 화장품 브랜드로 출발한 게 효시다. 전환점이 된 것은 독립법인이 된 2010년이다. 지금은 371명에 달하는 직원 수도 당시에는 54명에 불과했다.

이니스프리는 이때부터 ‘내추럴 베네핏 프롬 제주(Natural Benefit from JEJU)’라는 슬로건과 ‘청정섬, 제주 자연이 주는 혜택’이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자연주의 메시지를 더욱 정교화하며 신화의 첫 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재조명하고 제주의 자연 원료가 가진 우수함을 고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당시 이니스프리가 진행한 ‘원료 스토리’ 역시 그 일환이었다.

안세홍(사진) 이니스프리 대표는 “2010년 8월에는 희귀 성분으로 만든 화산송이 모공 마스크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단 하루만에 전국 품절 사태를 맞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린 적도 있었다”며 당시 이니스프리 제품이 얼마나 큰 열풍을 일으켰는지 소개했다.

다른 브랜드·화장품숍과 가장 차별화를 이루는 포인트인 멤버십 키트 제도도 이 무렵 시작했다. 운영 첫해 10만 명 수준이었던 VVIP 고객이 5년 뒤인 2015년에는 40만 명 이상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늘었다. 해마다 늘어나는 우수회원 때문에 투자비용은 상승했지만 고객과 가맹점주가 받는 이익 또한 동반 증가했다. 현재 20대 여성의 90%가 이니스프리 회원으로 등록됐다. 이니스프리의 멤버십 키트는 지금도 신청을 받을 때마다 실시간 검색 순위 1위를 하거나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이니스프리의 진가는 이 회사가 K-뷰티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데 있다. 2012년 4월 25일 중국에 처음 진출한 이니스프리는 2년 뒤인 2014에 벌써 현지 100호점을 돌파했다. 첫해 5개에 불과했던 매장 수가 이듬해인 2013년 40개, 2014년 60개씩 추가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에 자신을 얻은 이니스프리는 2013년 홍콩·인도·싱가포르, 2014년 대만·말레이시아, 2015년 태국, 2016년 베트남에 차례로 진출했다. 올 3월에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까지 진출, 글로벌 지평을 쉼 없이 넓히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자연주의를 앞세운 회사인 만큼 매출 신장뿐 아니라 지역 사회와의 동반성장과 환경 보존에도 누구보다 관심을 많이 쏟고 있다. 2010년 4월에는 제주 동백마을과 ‘공정구매’라는 인연을 맺기도 했다. 동백마을 할머니들이 소일거리로 자연 낙하한 동백잎을 수거하면 그 중에서 품질이 좋고 깨끗한 것을 구매해 이니스프리 헤어·바디 라인 원료로 사용하는 사업이다. 2012년에는 곶자왈공유화재단과 기부 협약을 맺고, 매년 ‘포레스트 포맨’ 제품 수익금 3%를 제주 곶자왈에 기부하고 있다. 수천 년 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채 남겨진 숲, 곶자왈을 보존하는 활동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환경을 생각해 플라스틱 용기도 재활용이 가능한 것만 골라 쓴다. 음용하지 않는 녹차 잎, 버려진 감귤 껍질을 이용해 재생지를 만들어 제품의 단상자로 활용하고 매장에서도 전력 소비량이 적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사용한다. 친환경 페인트, 환경에 무해한 접착제, 환경호르몬을 배출하지 않는 기자재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익재단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을 설립해 매년 20억원씩 5년간 총 100억원 규모로 자연환경 보호, 문화 예술 가치 증진, 미래 인재 육성 등 제주 가치 보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니스프리는 국내와 해외 모두에서 사회적·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새로움, 진정성, 가성비라는 3가지 핵심 가치를 공고히 하고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이니스프리 ‘용암해수 부스팅 앰플’. /사진제공=이니스프리
이니스프리 ‘그린티 씨드 세럼’. /사진제공=이니스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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