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29일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 ‘사상 검증 공세’를 펼쳤다. 김상곤 후보자가 과거 교수 시절 참여한 성명서 등을 들어 ‘반자본주의’ ‘사회주의자’ 등으로 ‘낙인 찍기’ 나서자 여당은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라며 반발했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상곤 후보자가 경기도 교육감을 지내던 2012년 5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마르크스 혁명론을 소개하며 폭력을 선동하고 허용하는 취지로 발언해 법치주의를 부정했다’면서 사퇴를 요구했다.

김상곤 후보자는 “일면적 말씀”이라며 사퇴 거론을 일축했다. 또 “당시 강연은 그리스 철학자와 루소 등을 비롯해 철학의 흐름을 제시하면서 바칼로레아(프랑스 대입자격시험)에 출제된 문제에서 발췌한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도 김 후보자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등 과거 소속 단체와 ‘한총련 합법화’ ‘한미FTA 반대’ ‘주한미군 철수’ ‘자본주의 타도’ 등 이 단체들의 활동 내역, ‘국가보안법 폐지’ ‘자본의 족쇄를 거부하고 사회주의를 상상하자’ ‘불평등한 종속적 대미관계’ 등 일부 언급을 들어 김상곤 후보자가 “천편일률적으로 한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이 정부의 수장을 맡고 총괄하는 자리에 오를 수 있느냐”며 “장관직 제안이 와도 거절하는 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김상곤 후보자가 2004~2005년에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 내용의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사회주의를 동경하냐” “만악의 근원이 주한미군이냐” 등 공세를 가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의 사이버노동대학 총장 경력과 학술단체 맑스코뮤날레 활동을 들어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사회주의자다”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비판을 ‘낡은 사상검증’으로 규정하며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사람이 만들고 쏘아올린 로켓이 태양계 끝까지 날아가는 21세기에 19세기 박물관에 간 사회주의를 인용하고 사상검증을 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오늘 야당 말씀을 듣다보니 인내심이 한계를 넘어섰다”면서 “김상곤 후보자가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며 개선을 모색한 것을 두고 사회주의자라고 몰아붙이고, 이념적 편향성 있으니 교육의 수장이 될 수 없다고 사퇴하라는 건 헤이트 스피치”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