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이 감격의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을 치른 것에 이어 홈런포까지 쏠아 올리며 최고의 날을 보냈다. 현지에서는 황재균의 인상적인 데뷔전은 물론 배트플립까지 관심을 보였다.
황재균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 선발 5번 3루수로 출전해 자신의 MLB 첫 경기를 치렀다. 활약상도 만점이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투수 강습타구로 타점을 올린 것에 이어, 3-3으로 맞선 6회에는 상대 선발 카일 프리랜드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이날의 결승타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 역사상 MLB 첫 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황재균이 14번째다. 그 14명의 선수 중 황재균은 최고령이었다. 경기 후 황재균은 “정말 한 경기라도 뛰고 싶어서 미국에 건너왔는데 오늘 이뤄져서 기분이 좋다. 그 경기에서 결승홈런을 쳐서 믿기지가 않는다.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도 홈런이지만 배트플립도 화제였다. 황재균은 KBO 리그 시절 화려한 배트플립으로 MLB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배트플립이 용납되지 않는 MLB에서 황재균의 영상은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러나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하는 법. 황재균은 경기 전 CSN과의 인터뷰에서 배트플립에 대해 “몸에 맞는 공을 원하지 않는다”고 웃었다. MLB에서는 배트플립이 상대를 자극하는 행동으로 간주하고 있고, 이에 보복구를 던지는 일이 흔하다. 황재균도 이런 문화를 존중하고 배트플립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박병호(미네소타)도 MLB에서는 배트플립을 하지 않는다.
CSN은 “황재균은 배트플립을 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첫 빅리그 안타가 좌측 담장을 넘기며 즐거워할 수 있었다. 2B 상황에서 프리랜드를 상대로 비거리 417피트(127m)짜리 홈런을 쳤다”라면서 “그는 그의 스타일리시한 배트 내려놓기 동작 이전에 포즈를 취했다”고 재밌게 설명했다. 황재균은 홈런을 친 뒤 배트를 잡은 상황에서 꽤 오래 타구를 지켜봤다. /skullbo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