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은 어떻게 고타율을 유지하는걸까?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2017. 6. 29. 06: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2017시즌 KBO리그 '공포의 9번 타자'로 불리는 선수가 있다. 신장은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는다. 리그에서 가장 타율이 높은 김선빈(28)이다.

지난 2년간 KIA는 유격수 고민이 많았다. 지금은 삼성으로 떠난 강한울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그 자리를 채우려고 했지만, 기대만큼 자리를 채운 이는 많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나름의 묘수로 김주형을 유격수로 투입, 어느 정도 성과는 올렸지만 사실상 버티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버티는 것이 가장 상책인 이유는 바로 김선빈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김선빈은 올해 팀 주전 유격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했다. 지금은 주전을 넘어 리그 전체에서도 최고의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28일 기준, 김선빈은 모두 73경기에 나서 247타수 93안타 타율 3할7푼7리 42타점 2홈런을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 타율 1위다. 출루율은 0.426, 장타율도 0.482나 된다.

더욱 무서운 것은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더더욱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4월 타율이 3할4푼9리였는데, 5월 타율이 3할9푼1리, 6월 타율은 심지어 4할5리다. 리그 최고의 9번 타자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시즌 내내 9번 타자로만 나온 것은 아니다. 종종 테이블 세터진으로 나선 적도 있고 아니면 7번 정도에서 하위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타율이 3할 중반을 훌쩍 넘고, 득점권 타율도 69타수 33안타, 타율이 무려 4할7푼8리다. 자연스레 중심타선, 혹은 그 근처에 배치하고 싶은 욕심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욕심을 자제한다. 체력적인 안배를 위해 김선빈을 계속 9번으로 내보낸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김선빈은 유격수다. 타구가 자주 날아오는 포지션이다. 많이 움직여야 한다.

자연스레 체력소모가 심해진다. 그런데 타순이 많이 돌아오는 상위타선을 소화하면 타격 뿐 아니라 수비도 흔들릴 수 있다. 또한 다른 포지션과 달리 김선빈을 대체할 수 있는 백업 유격수도 마땅치가 않다.

그리고 김선빈이 데뷔 이후,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한 적이 없다는 것도 생각해볼 부분이다. 그래서 올해 김선빈의 목표 중 하나는 꾸준하게 경기에 출전, 최대한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하지만 체력적 안배가 김선빈의 고타율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과 달라진 김선빈의 타격에 대해 박흥식 코치는 아주 간단하게 이야기 한다.

박 코치가 말하는 첫 번째는 하체 안정이다. 타격은 회전 운동이다. 김선빈은 신장이 작다보니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공을 쳐내기 위해 상체 위주의 몸이 앞으로 나가는 타격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올해는 하체, 그 중에서도 골반을 중심으로 재빠르게 돌리는 스윙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골반과 하체 중심의 스윙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레 스윙 스피드가 빨라진다.

두 번째는 바로 시프트 파괴다. 상체 위주로 치다보니 상대 수비들이 1, 2루 쪽으로 시프트를 거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스피드가 빨라지니 몸 쪽으로 오는 공도 재빨리 대처가 가능해진다.

당겨칠 수 있는 능력이 상승하게 되자 자연스레 3루와 유격수 방면으로 타구를 날려 안타를 생산한다. 그렇게 상대가 시프트를 포기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수비가 분산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그러다보니 비어있는 곳으로 안타를 만들 수 있는 확률도 올라갈 뿐더러 당겨치는 스윙을 자꾸 하니 파워도 생기고 장타도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박 코치의 이야기다.

이처럼 김선빈이 9번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니 KIA 타선은 어느 하나 쉴 곳이 없다. 피하면 상위타선, 그리고 중심타선으로 연결이 되고 상대는 KIA에게 빅이닝을 헌납하게 된다. 9번 김선빈 효과가 매우 큰 KIA다.

지금 정도의 페이스를 계속 유지, 후반기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올해 2017시즌 KBO리그 타격왕은 9번 타자에서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