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cm의 혁명..김국영 100m 신기록 비밀

양승남 기자 2017. 6.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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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2009년 49보로 10초51…이번엔 보폭 4㎝ 늘려 48보로 질주
ㆍ체중도 5㎏ 늘어 근육량 증가, 후반 스피드 지구력으로 연결
ㆍ전문가 “스타트 후 3~4보 자세 불안 교정하면 9초대도 가능”

(작은 사진)우사인 볼트

“주법의 변화로 보폭이 4㎝ 늘어났고, 근육량이 증가해 후반 가속능력이 좋아지면서 기록이 향상됐다.”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의 ‘폭풍 질주 비결 X파일’이 공개됐다. 사흘 동안 2개의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운 스프린터 김국영의 눈부신 진화가 기록과 통계로도 확인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스포츠개발원 성봉주 책임연구위원은 28일 김국영이 한국신기록을 세운 100m 레이스를 집중 분석한 결과를 경향신문에 공개했다. 육상 대표팀을 전담 지원하고 있는 성봉주 위원은 김국영이 10대 후반 한국 육상에 혜성처럼 나타났던 2009년과 현재의 기록을 비교 분석했다.

김국영은 지난 27일 강원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10초07에 골인했다. 김국영은 이틀 전 같은 장소에서 10초13을 기록하며 2년 만에 자신의 한국기록을 0.03초 단축한 지 이틀 만에 10초0대의 놀라운 기록을 작성했다.

10대부터 될성부른 나무로 기대를 모았던 김국영은 2009년 한국선수권대회에서 10초51을 기록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걸음 수가 1걸음 줄어든 게 가장 눈에 띈다. 100m를 49보에 골인했던 김국영은 이번 대회에서 48보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과거 2.04m였던 보폭이 2.08m로 4㎝ 늘어나면서 1보가 줄어들었다. 김국영이 지난해부터 보폭을 넓혀 성큼성큼 뛰는 주법으로 변화를 준 게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김국영의 보폭은 자신의 키(1m75) 대비 119%로, 보폭이 길기로 유명한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114.3%를 능가한다.

김국영은 보폭이 늘어나면서도 초당 발걸음 수인 피치도 4.66에서 4.77로 늘어났다. 결국 늘어난 보폭 4㎝와 빨라진 피치로 10초07이라는 놀라운 한국신기록을 만들어낸 것이다.

김국영이 보폭을 늘리면서 피치도 빨라진 것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힘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김국영은 8년 전에 비해 몸무게가 5㎏가량 늘어나 근육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게 폭발적인 스피드 능력으로 이어졌다.

성 위원은 “김국영이 강한 근육을 발달시켜 스피드 지구력을 연결한 훈련을 많이 한 게 주효했다”면서 “이 효과로 특히 후반 속도 지속능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단거리에서는 무엇보다 힘을 폭발시킬 수 있는 엔진의 크기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김국영은 70m 이후 후반 가속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이번 레이스에서는 오히려 후반에 폭발력을 살려나갔다. 파워가 업그레이드된 김국영은 그동안 400m와 200m 등 거리를 늘려 뛰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후반 가속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김국영이 100m ‘꿈의 9초대’ 진입을 위해 보완할 과제도 있다. 성 위원은 “스타트 후 3~4보까지 약간의 불안정한 자세가 보이는데 역학 분석을 통해 스타팅 능력을 보완한다면 10초0대 초반이나 9초대 진입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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