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야구'에 울고 웃고, 슬럼프 없다는 발이 만든 진풍경

장강훈 2017. 6. 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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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들은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고 강조한다.

깊게 보면 '야구의 기본은 수비이고, 수비는 발로 하는 것'이라는 명제가 깔려있다.

2사 1루에서 삼성 강한울이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똑 같이 2루수 앞 땅볼을 때려냈다.

2회말 1사 1 2루에서 김선빈의 좌전 적시타 때 홈에서 슬라이딩하던 이범호의 발에 삼성 좌익수 김헌곤의 송구가 맞아 굴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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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삼성의 경기 2회초 2사 1,3루 삼성의 더블 스틸 때 삼성 3루 주자 김정혁이 KIA 포수 김민식의 태그에 앞서 홈으로 슬라이딩 해 동점 득점을 하고 있다.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야구인들은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고 강조한다. 단순하게 해석하면 타격감은 무뎌질 수 있지만 수비를 포함한 기동력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깊게 보면 ‘야구의 기본은 수비이고, 수비는 발로 하는 것’이라는 명제가 깔려있다.

지난 27일 광주와 사직에서 다른 의미의 ‘발야구’가 야구팬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고급 기술이 탄성을 자아내기도, 행운이 깃든 ‘발야구’가 흐름을 바꿔 놓기도 했다.

먼저 발야구에 시동을 건 쪽은 KIA였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KIA 김주찬이 삼성 선발 앤서니 레나도의 바깥쪽 빠른 공을 의도적으로 잡아당겼다. 런 앤드 히트 사인이 걸렸고, 상대 유격수가 2루를 커버하기 위해 스타트를 끊는다는 점을 고려해 오른손을 일찍 덮어 의도적으로 타구에 큰 바운드를 건 기술적인 타격이 돋보였다. 타구가 3, 유간으로 느리게 굴러갔는데, 김주찬의 주력을 고려하면 3루수 이원석이 처리하는 게 맞았다. 이원석이 포구했을 때 이미 스타트를 끊은 이명기는 2루를 밟고 있었고, 3루가 비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속도를 높여 한 누를 더 빼앗아냈다. 버나디나의 1루수 땅볼 때 선취점을 뽑을 수 있는 배경이 됐다.

2회초 삼성이 곧바로 되갚았다. 2사 1루에서 삼성 강한울이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똑 같이 2루수 앞 땅볼을 때려냈다. 1루주자 김정혁이 도루 스타트를 끊어 KIA 2루수 안치홍이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려다 역동작에 걸려 내야안타가 된 순간, 1루주자가 3루까지 내달렸다. 기민한 주루 플레이로 2사 1, 3루 기회를 잡은 삼성은 이지영 타석 때 2구째 과감한 딜레이드 스틸 홈스틸을 단행했다. 강한울이 먼저 2루로 스타트를 하고, KIA 포수 김민식의 송구가 투수 키를 넘어가는 순간 3루에 있던 김정혁이 홈으로 쇄도하는 고급 플레이가 연출됐다.

2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삼성의 경기 1회말 1사 3루 KIA 3루 주자 이명기(오른쪽)가 버나디나의 1루 땅볼 때 홈으로 파고들어 득점을 하고 있다. 삼성 포수는 이지영.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한 번씩 장군 멍군을 주고 받은 KIA가 2회말 행운의 ‘발야구’로 승기를 잡았다. 2회말 1사 1 2루에서 김선빈의 좌전 적시타 때 홈에서 슬라이딩하던 이범호의 발에 삼성 좌익수 김헌곤의 송구가 맞아 굴절됐다. 1-1 균형을 깨는 득점이 이뤄졌고, 2사 2, 3루 기회에서 김주찬의 좌중간 적시 2루타로 두 점을 더 보태 경기 흐름을 KIA쪽으로 급격히 넘어갔다.

비슷한 시각, 사직에서도 웃지 못할 ‘발야구’가 펼쳐졌다. 1사 만루에서 롯데 문규현이 친 타구가 LG 차우찬의 발에 밟혔다. 공중에 떠 있던 축 발이 지면에 떨어질 때 타구가 안성맞춤으로 날아온 셈이다. 여유롭게 공을 집어든 차우찬은 1, 2, 3 병살을 위해 홈으로 송구했지만 너무 가볍게 던진 나머지 홈과 1루 더그아웃 중간으로 날아갔다. 타구 자체는 LG에 행운이 따랐지만, 결과는 롯데가 이득을 본 또다른 의미의 ‘발야구’가 양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만들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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