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적 감춘 아파트 길고양이, 쥐약에 '몰살'

정동훈 입력 2017. 6. 28. 20:41 수정 2017. 6. 2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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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 안을 돌아다니던 길고양이들이 하루아침에 종적을 감췄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놓은 쥐약을 먹고 한꺼번에 죽은 걸로 추정되는데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정동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공터.

새끼를 잃어버린 어미 고양이 한 마리가 주변을 배회합니다.

[주민] "왜, 울지마, 꺼멍아. 아휴 불쌍한 새끼…."

이 아파트 단지 안에서 길고양이 10여 마리가 보이지 않기 시작한 건 일주일 전부터였습니다.

주민들이 챙겨다 준 밥은 그대로였고 간혹 나타난 고양이들은 밥그릇을 흙과 나뭇가지로 덮는 이상 행동을 보였습니다.

[이 모 씨/주민] "새끼가 내려와서 먹으려니까 어미가 못 오게 하고 밥그릇을 다 엎어버리더라고…위험하니까 먹지 말라는 거죠."

사라진 고양이들을 찾아 나선 주민들은 아파트 단지 내 수풀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쥐약을 먹고 중독된 겁니다.

[수의사] "혈소판이라는 수치가 많이 낮게 나왔었거든요. 다른 고양이들도 같은 증상이었던 걸로 봐서는 의심이 강하게 드는 상태에요. 쥐약을 먹은 게…."

현재까지 죽은 고양이는 새끼를 포함해 3마리.

주민들은 자취를 감춘 다른 고양이들도 쥐약을 먹고 몰살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모 씨/주민] "고양이가 다니는 길목, 고양이가 새끼를 낳고 키우는 곳에 밥그릇에 쥐약을 넣어서 놓은 거죠. 고양이 죽으란 얘기죠."

모른 척하던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고양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자 쥐약을 놓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 "(직원들이) 쥐를 제거하기 위해서 쥐약을 놨답니다. 절대 고양이를 해치기 위해서 한 건 결코 아니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쥐약을 놓은 관리사무소 직원들을 상대로 고양이를 해칠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정동훈기자 (jd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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