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신성일(80)이 폐암 투병중이다. 그는 최근까지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를 출간하고 영화 <야관문: 욕망의 꽃>에서 주연으로 열연을 펼치며 젊은 배우 못지않은 활동력을 보여줬다. 그만큼 갑작스런 그의 투병 소식은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신성일은 지난 달 병원으로부터 폐암 3기를 판정받고 방사선와 항암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년째 살고 있던 경북 영천의 한옥집 살림을 정리하고 상경해 통원치료 중이다.

소식을 접한 주변의 안타까운 반응과 달리 그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폐에 문제가 생긴 것일 뿐이니 목소리는 여전히 좋지 않나. 목소리 좋을 때 인터뷰해서 다행”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얘기를 했다. 당대 최고의 배우였던 신성일다운 여유다. 톱스타답게 멘탈 갑이다. 하지만 그는 기침과 각혈이 반복될 정도로 병증이 심각한 상태다. 앞으로 1년간은 병마와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신성일은 아내 엄앵란(81)과 별거한 중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병마 앞에서 동병상련이다. 엄앵란 역시 2015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 후 자택에서 요양 중이다. 두사람은 서로 몸이 불편해 병간호를 해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신성일은 병마 앞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이려 애를 썼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29일, 그와 함께 한시대를 풍미했던 배우 김지미 회고전에 참석할 거란 말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