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상징 녹색 조끼 입는 유소연 캐디, 골프계의 또다른 톰 왓슨으로 주목
유소연(27)의 캐디 톰 왓슨(39)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에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상징하는 녹색 조끼를 입는다.
LPGA는 매번 세계 1위 선수가 바뀔 때 마다 해당 선수의 캐디에게 녹색 조끼를 입히는 약식 세리머니를 펼쳐왔다. 롤렉스가 후원하는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최고선수를 예우하기 위한 여왕 즉위식과도 같다.
유소연은 30일 오전 3시 40분(한국시간·현지시간 29일 오후 1시40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게리나 필러(미국)와 함께 10번홀에서 대회 첫 티샷을 날린다. LPGA는 티샷에 앞서 유소연의 캐디 왓슨에게 숫자 1과 롤렉스 로고, 유소연의 이름이 새겨진 녹색 조끼를 입혀준다.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오랫동안 지키다가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게 2주 동안 옮겨갔던 녹색 조끼가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되는 것이다.
캐디들은 일반적으로 흰색 조끼를 착용한다. 세계랭킹 1위의 캐디만 녹색 조끼를 입는다. LPGA와 달리 PGA에는 이같은 행사가 없다.
유소연이 세계랭킹 1위가 되면서 캐디 톰 왓슨도 주목받고 있다. 메이저 8승의 전설적인 골퍼 톰 왓슨(68·미국)과 동명이인인 그의 독특한 사연 때문이다.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 채널’은 28일 ‘유소연의 캐디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호주 출신인 왓슨의 이름은 아마추어 선수이자 대단한 골프광인 그의 아버지가 1977년 톰 왓슨의 맹활약을 보고 지어준 것이다. 그해 턴베리에서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톰 왓슨이 잭 니클라우스(미국)를 꺾고 우승한데 감명받은데 따른 것이다. 캐디 톰 왓슨은 그로부터 8개월 뒤 태어났다.
왓슨은 “그런데 ‘불행하게도’ 아버지는 내 미들 네임을 잭이라고 지어주셨다. 잭 니클라우스의 이름을 따른 것인데 그래서 골프계에서는 늘 내 이름이 화제가 됐다”고 했다.
왓슨의 아버지는 1991년 디 오픈 챔피언을 지낸 이안 베이커 핀치(호주), 호주출신 프로선수 마이클 클레이튼의 친구이기도 했다. “그 분들은 아버지가 내 이름을 톰 왓슨이라고 지어준 것을 알고 완전히 미쳤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왓슨은 아버지의 뜻을 따라 골프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주니어 골프대회에 나가 자신을 톰 왓슨이라고 소개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내 이름을 바꾸던지, 아니면 내가 골프를 그만 두는게 좋을 거란 생각을 했다”고 했다.
쉽지 않았던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호주 프로골프협회에서 클럽프로 자격을 딴 왓슨은 그의 이름 때문에 오해가 생기자 자격증에 이름과 함께 사진을 넣어야 했다. “톰 왓슨이라고 이름을 말하면 사람들은 내가 전설적인 골퍼 톰 왓슨을 사칭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왓슨은 호주 프로골프협회로부터 최초로 사진이 박힌 신분증을 받았다.
왓슨은 일본에서 브랜든 존스의 캐디로 처음 활약했고 2012년 호주 여자 마스터스 대회에서 유소연의 백을 처음 메면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왔다. 왓슨은 골프 코스 디자인을 열심히 배우고 있고, 여전히 골프 치기를 좋아한다.
이름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요즘도 많다고 소개했다. “이메일을 처음 보낼 때는 반드시 ‘디 오픈 5승의 주인공인 그 왓슨이 아니다’라고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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