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바르셀로나B 승격의 현장에서 백승호를 만나다

조회수 2017. 6. 2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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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B의 승격현장 - 그 곳에서 보고 들은 백승호와 이승우이야기

최근 축구계의 이슈 중에 하나가 이승우 선수와 백승호 선수의 거취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선수들과 함께 바르셀로나 B팀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백승호 선수가 바르셀로나 B에 머무를지, 이승우 선수가 바르셀로나 B로 올라갈지 아니면 다른 팀으로 떠날지 등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면서 바르셀로나B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팀이 승격을 할지 잔류를 하게 될지도 관심사가 되었고요. 그 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승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인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지난 25일 밤 8시 30분에 캄푸 누 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승격을 확정지은 후 경기장에 서있는 백승호 선수


승격을 이루어낸 바르셀로나 B와 백승호 선수

U-20 월드컵을 마치고 온 백승호 선수도 만나고 경기도 관전할 겸 바르셀로나를 찾았습니다. 물론 마음속으로는 ‘승호가 뛸 수도 있을 거야. 월드컵에서 활약도 좋았으니까…’라는 기대감도 있었어요. 백승호 선수는 선발은 아니었지만 대기명단에 이름이 들어 있었습니다. '17 Paik’이라는 이름을 보자 뭉클하더라고요. ‘오늘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도 있겠구나’  라는 기대와 ‘꼭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바람과 더불어…

팀시트에 적힌 17번 백승호 선수

기대와 바람과는 달리 백승호 선수가 뛰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백승호 선수가 속한 팀이 승격을 확정 지어서 내심 위로가 되었습니다. 종료 휘슬이 울리며 승격이 확정되자마자 경기장에 있던 바르셀로나 팬들은 그라운드로 뛰어들며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물론 그들 가운데 승리를 기뻐하며 팬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백승호 선수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팬들과 기쁨을 만끽한 후에 선수들은 잠시 락커룸으로 들어가서 유니폼 대신 승격 기념 티셔츠를 입고 그라운드로 다시 나왔습니다. 팬들의 축하 속에 승격 세리머니가 진행되었고, 그 가운데 우리나라 선수가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가 팀원이 아닌 중심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충분히 기회만 주어진다면 좋은 기량을 보여줄 텐데… 그 어떤 선수보다 뛰어난 선수임을 입증할 텐데…’ 라는 아쉬움도 있었고요. 승격 세리머니 후에 그라운드에서 백승호 선수를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먼 곳까지 오셨네요. 뛰는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승격은 기뻐요. 하지만 아쉬워요. 뛰었어야 하는데…”

라며 멋쩍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지만 그 웃음에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한국 팬들이 찾아오니까 함께 웃으며 인사도 나눠주고 사진도 찍어주며 팬서비스를 잘 해 주었습니다. 현지 팬들도 사진 요청을 많이 하기에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않았는데도 현지에서 유명한가 보네”라고 하자 “아니에요. 그냥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까 찍자고 했을 거예요. 동양인이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까 신기해 보여서 그랬을 수도 있고요.”라며 겸손하게 대답을 합니다. 내가 알기로는 분명 그렇지 않은데도 말입니다. 경기장에서는 ‘팩’을 부르고, 거리에서도 인사하는 팬이 있음에도…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백승호 선수


경기장 밖에서 들은 백승호 선수 이야기

경기장에는 팬들 뿐만 아니라 에이전트들과 스카우터들이 와 있었습니다. 세리머니를 마친 후에 경기장 밖에서 백승호 선수를 기다리는 중에 한 에이전트를 만났습니다. 그는 내가 한국인임을 알고 백승호 선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백승호는 좋은 선수다. 그가 바르셀로나에 왔을 때부터 최고의 선수였다. 그런데 현재 그가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는 경기만 뛸 수 있다면 충분히 자신의 실력을 입증할 것이다.”며 백승호 선수가 뛰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그러면서 그의 재능을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그와의 짧은 대화를 뒤로하고 경기장 밖에서 백승호 선수를 다시 만났습니다. 팀과 함께 승격 파티와 더불어 휴가 전에 마지막 만찬을 하러 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음 날 다시 대화를 나누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경기장에서 만난 트윗의 주인공

화제를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려.. 이번에는 경기 중에 만난 반가운 사람 이야기, 그리고 이승우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해요.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제가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는 경기가 시작된 지 10분 정도가 흘렀는데요, 부랴부랴 경기장에 들어와 자리에 앉았는데 제 앞자리에는 개인방송처럼 중계를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RAC1’이라는 라디오로 중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 소식에 정통한 기자였습니다. 그는 바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제라드 로메로’였습니다. 제라드 로메로는 바르셀로나 유스팀 경기에서 사진도 찍고, 후베닐과 바르셀로나 B팀의 경기도 중계하고 취재해서 기사도 쓰고 칼럼도 쓰고 라디오 중계도 하는 이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기자입니다. 얼마 전에 ‘이승우 선수의 미래는 바르셀로나와 멀어지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더 이상 이승우를 믿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트윗을 올려 우리나라에서 이슈를 만들었던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하프타임에 그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제 소개를 하며 트윗 이야기를 하자마자 “리(LEE, 이후 이승우) 때문이지. 리에 관해 듣고 싶은 거지?”하고 묻더니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이야기하자. 오늘도 계속 바쁠 거야. 연락처를 줄테니까 다시 연락해.”라며 연락처를 주고 계속해서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경기장에서 만난 제라드 로메로 기자

그의 트윗을 본 후에 그를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우연히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이승우 선수와 백승호 선수에 대해 현지에서의 반응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승호 선수와 헤어진 후에 그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서 연락이 온 것은 다음 날이었습니다.

“나는 많이 바빴다. 지금도 많이 바쁘다. 궁금한 점을 물어봐라. 대답해 주겠다.”며 제가 보낸 몇 가지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답을 보내 줬어요.


로메로 기자가 이야기하는 이승우 선수

나는 지금 이승우가 바르셀로나 B에서 뛰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바르셀로나 B는 2부 리그인데 2부 리그 선수들은 피지컬이 좋고 특히 수비수들은 매우 크고 힘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승우가 바르셀로나에서 계속하기보다는 떠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승우는 FIFA 제재 전에는 바르셀로나에 온 최고의 선수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FIFA의 제재'가 그를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었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 더 많은 경기를 뛸 필요가 있다. 계속적으로 그가 뛸 수 있는 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승우 선수가 처한 상황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힙니다. 이승우 선수가 전에는 최고의 선수였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를 더 많이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한국 언론을 보니까 이승우 선수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잘 생각해서 결정하겠다고 합니다. 그가 어디든지 많이 뛸 수 있는 팀 즉, 자신의 재능을 선보일 기회가 많은 팀으로 결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겸손하고 묵묵하게 경기력으로 자신의 재능을 입증했으면 좋겠습니다.


2부 리그 승격을 이루어 내며 팬들에게 그라운드위에서 환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바르셀로나 B, 그 환호의 현장에 팀의 일원이었던 백승호 선수. 이제는 그가 축제를 만든 팀의 일원이기보다는 팀의 중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에이전트가 말한 것처럼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이 가진 재능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FC바르셀로나 인스타그램

경기를 보고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를 쓰면서 그런 바람이 들었습니다. ‘세계 속에서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어린 재능들이 열심히 묵묵하게 경쟁해서 이길 수 있었으면… 나아가 대한민국 축구를 발전시키는 그릇들이 되었으면…’하는 바람이… 

*다음 편에는 백승호 선수와의 이야기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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