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1.5군' 독일 U21, 저력을 보이다

입력 2017. 6. 28. 12:58 수정 2017. 6. 2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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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10전 전승팀 독일 U21, 컨페드컵(사네, 베르너, 브란트, 고레츠카, 쥘레, 헨리히스, 긴터)과 부상(바이글, 타, 클로스터만) 등으로 인해 주축 선수 대거 제외되고도 유럽선수권 결승 진출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주축 선수들이 대거 제외된 독일 21세 이하 대표팀(이하 독일 U21)이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하며 2017 UEFA U21 유럽선수권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 독일, 잉글랜드 꺾고 결승 진출

독일 U21이 유럽선수권 본선 준결승전에서 잉글랜드 U21을 승부차기 스코어에서 4대3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독일은 잉글랜드전 킥오프를 앞두고 핵심 수비수 니클라스 슈타르크가 몸을 풀다 부상을 당해 급하게 기데온 융을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게다가 이번 유럽 선수권 본선에서 줄곧 중앙 미드필더로 마후무드 다후드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미첼 바이저를 선발 출전시켰으나 잉글랜드전엔 중앙 미드필더 야닉 하버러와 측면 미드필더 막시밀리안 필립을 선발 출전시키며 주전 중앙 수비수 마크-올리버 켐프와 함께 프라이부르크 삼인방을 동시에 가동했다(필립은 2016/17 시즌까지 프라이부르크에서 뛰었고, 2017/18 시즌부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뛴다). 

선발 라인업에 변동이 있다 보니 독일은 경기 초반 조직력이 흔들리는 문제를 노출했다. 융은 위험천만한 수비를 연신 펼쳐보였고, 하버러는 패스 실수가 잦았으며, 필립은 겉돌았다. 반면 잉글랜드는 더마레이 그레이의 측면 돌파와 제임스 워드-프라우스의 정교한 킥을 바탕으로 독일을 꾸준하게 괴롭혔다.

하지만 독일은 율리안 폴러스벡 골키퍼의 선방 덕에 위기의 순간들을 모면할 수 있었다. 7분경 그레이의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을 선방했고, 18분경엔 잉글랜드 공격수 타미 아브라함의 문전 앞 슈팅마저 막아냈다.

20분을 기점으로 독일은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제레미 톨얀이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감행하며 독일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 결국 이 과정에서 독일의 선제골이 나왔다. 34분경 막스 마이어의 전진 패스를 톨얀이 정교한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공격수 다비 젤케가 헤딩 슈팅으로 꽂아넣으며 1-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잉글랜드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41분경 워드-프라우스의 코너킥을 수비수 칼럼 체임버스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것이 수비 맞고 나오자 체임버스가 재차 슈팅을 시도했다. 이 역시 독일 수비에 막혔으나 그레이가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으며 1-1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잉글랜드는 50분(후반 5분)경 윌 휴즈의 땅볼 크로스를 아브라함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경기는 독일의 파상공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63분경 선제골의 주인공인 간판 공격수 젤케가 부상을 당하는 불운이 발생했으나 독일 선수들은 당황하지 않고 잉글랜드의 골문을 두들겼다. 결국 독일은 70분경 막시밀리안 아놀트의 코너킥을 젤케 대신 교체 투입된 공격수 펠릭스 플라테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다시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전과 연장전은 모두 독일이 주도권을 잡은 채 경기를 전개했다. 잉글랜드는 육탄방어로 독일의 공세를 저지하기 급급했다. 하지만 독일은 결정력에서 아쉬운 부분을 드러내며 득점 기회를 사리지 못했고, 양 팀의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양 팀 첫번째 키커들이 모두 차분하게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가운데 독일 2번째 키커 야닉 게르하르트의 킥이 조던 픽포드의 선방에 막혔으나 폴러스벡 골키퍼 역시 잉글랜드 2번째 키커 아브라함의 킥을 선방했다. 이후 양 팀의 3번째 키커와 4번째 키커가 사이 좋게 골을 넣은 가운데 독일은 5번째 키커 나디엠 아미리까지 골을 기록했다. 서든데스로 이어지기 위해선 잉글랜드의 5번째 키커인 네이선 레드먼드가 골을 성공시켜야 했다. 하지만 레드먼드의 킥은 폴러스벡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결국 독일은 승부차기 스코어에서 4-3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비록 승부차기 끝에 어렵게 결승에 진출했으나 경기력적인 면에선 독일이 잉글랜드에 앞섰다. 이에 잉글랜드 축구 전설 게리 리네커는 SNS에 "잉글랜드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더 좋은 팀이 결승에 진출했다"라고 평했다.

# 1.5군 독일, 여전히 강하다

독일 U21팀은 유럽선수권 예선 7조에서 대회 참가팀들 중 유일하게 10전 전승을 거두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2015년 9월 3일 덴마크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2016년 11월 11일 터키와의 평가전까지 13연승을 달리며 자국 역대 U21팀 최다 연승 기록을 수립했다. 말 그대로 파죽지세를 달리던 독일이었다. 당연히 독일은 이번 대회 본선을 앞두고 많은 유럽 베팅업체로부터 스페인과 이탈리아, 잉글랜드 같은 쟁쟁한 팀들을 제치고 우승후보 1순위로 뽑혔다.

하지만 독일은 이번 대회에 최정예 명단을 내세우지 못했다. 바로 현재 진행 중인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 컵(이하 컨페드컵)에서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이 기존 주축 선수들을 제외하고 U21에서 뛰던 어린 선수들을 대거 뽑았기 때문. 

실제 르로이 사네(부상으로 최종적으로는 탈락했다)와 티모 베르너, 율리안 브란트, 레온 고레츠카, 니클라스 쥘레, 마티아스 긴터, 그리고 벤야민 헨리히스, 총 7명의 선수들이 유럽 선수권 예선이 시작하고 2년 사이에 독일 U21에서 뛰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핵심 수비수 요나단 타를 비롯해 율리안 바이글과 루카스 클로스터만이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결장했다. 이미 성인 대표팀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이번 컨페드컵에 참가한 요슈아 킴미히와 엠레 찬도 연령으로 따지면 이번 대회 참가가 가능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잉글랜드 같은 팀들이 이 대회 기간에 A매치가 없기에 이미 성인 대표팀에서도 자리를 잡은 선수들을 대거 불러들였다는 사실과는 상반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렇듯 주축 선수들이 대거 결장하고도 독일은 결승에 진출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인 스페인 U21에 대입해보자면 사울 니게스와 마르코 아센시오, 헥토르 벨레린, 제라르드 데울로페우, 데니스 수아레스, 이냐키 윌리엄스, 그리고 미켈 오야르사발 같은 성인 대표팀에 승선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제외하고도 결승까지 올라간 셈이다.

이에 더해 독일은 올해 여름 동안 17세 이하(U17) 유럽 선수권 본선에 참가해 준결승까지 진출했고(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에게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했다), 20세 이하 월드컵 본선에도 참가했다(16강전 탈락). 게다가 19세 이하 유럽 선수권 본선에도 진출해 7월 2일부터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럽 국가들 중 올 여름에 있는 연령대별 대회 본선에 모두 참가하는 국가는 독일과 잉글랜드 밖에 없다(포르투갈은 U17 유럽 선수권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이탈리아는 U19 유럽 선수권, 스페인은 U20 월드컵과 U17 유럽 선수권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독일이 최근 1년 사이에 U20 팀(1997년생)을 시작으로 U19(1998년생), U18(1999년생), U17(2000년생)을 모두 동일한 연령대 선수들로 운영하고 있는 이유이다. 모든 대회 본선을 동시에 소화하기 위해선 이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로 인해 이번 U20 월드컵에서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전력이 약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듣기도 했으나 다른 유럽 팀들과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자 독일만의 저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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