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이터' 文과 '변칙복서' 트럼프의 대결.."공통 코드는 가족"

강태화 2017. 6. 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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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이터' 스타일 文 대통령, '변칙복서' 트럼프와 회담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발언' 비롯 사후 '돌발공개' 우려
靑 "트럼프식 '미국주의'의 핵심은 가족..만찬 등 변수"
오는 30일 열리는 첫 한ㆍ미 정상회담은 ‘인파이터’와 ‘변칙복서’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가 출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첫 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1953년생인 문 대통령(64)은 1946년생인 트럼프(71) 대통령보다 7살 적다. 비슷한 시대를 살았지만 두 사람은 다른 길을 걸어왔다.

문 대통령은 가난한 피난민 출신의 집안에서 자랐다. 경남 양산에 자기소유의 자택이 있지만 지난해 부인 김정숙 여사 명의로 홍은동 연립주택을 사기 전까지 서울에선 ‘전세입자’로 살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재벌 출신의 ‘억만 장자’다. 재산은 5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997년에는 대우건설과 함께 뉴욕 맨해튼에 ‘트럼프 월드타워’를 건설했다. 국내에 있는 여의도 트럼프월드, 해운대 트럼프월드 센텀, 트럼프월드 마린 등도 그에게 사용료를 내고 지은 고급 건물이다.
도널드 트럼프(70) 미국 대통령 당선인.1999년 대우건설 초청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우건설은 '트럼프 월드' 아파트를 선보였다.
다만 조부가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이민자 3세대라는 점은 문 대통령과 접점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이를 활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승’으로 불리는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CFR) 회장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하스의 답은 “개인사를 활용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23일 6ㆍ25에 참전한 유엔군 용사들에게 “흥남에서 피란 온 피란민의 아들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됐다. 이 사실이 유엔군 참전용사 여러분께 기쁨과 보람이 되기를 바란다”며 개인사를 내세워 양국이 혈맹임을 강조했다.

청와대가 가장 긴장하는 부분은 트럼프의 변칙성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기간 중 3일을 머물게 될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 미국은 이번 방미가 '공식 실무방문'이지만 최대한의 예우를 해 이례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3일간 블레어하우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블레어하우스에 머물 동안 태극기가 게양돼 있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
정상회담 의제가 ^한ㆍ미 동맹의 발전 방안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 방안 ^한반도 평화 실현 ^실질 경제 협력 등으로 모아졌지만 각본을 그대로 읽지 않기 때문에 실제 회담장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모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해진 의제 외에도 어떤 말이 불쑥 튀어나올지 모른다”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배치 문제를 비롯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행도뿐 아니라 대화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표해온 소통 방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당선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ㆍ미 동맹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대화에서 FTA관련 대화가 오갔음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에 재협상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히면서 확인됐다.

대통령 전용기 코드원
중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4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내용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시리아 폭격 사실을 알렸고, 시 주석이 10초간 말을 잇지 못하더니 재차 통역을 지시하더라”고 말했다. 다른 인터뷰에선 시 주석의 말을 인용해 “한국은 실제로 중국의 일부이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익명을 원한 한 당국자는 “가령 정상회담 뒤 트럼프가 인터뷰나 트위터 등에 공동 발표와 무관하게 ‘FTA에 협력해줘서 고맙다’ 등의 말을 일방적으로 기습 공개해 버린다면 당황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청와대가 "이번 순방에서 임기를 함께 시작하는 두 정상의 신뢰를 쌓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 대통령의 외교ㆍ안보 정책을 만드는데 핵심 역할을 했던 한 인사는 “트럼프가 강조하는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사실 이는 ‘가족주의’에 기반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사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결정하면서 ‘미국처럼 한국도 국내적 절차가 필요하다’고 한 것은 트럼프의 논리에 대한 맞대응의 성격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회담에서도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두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과의 다양한 소통 과정에서 의외의 성과를 낼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제67주년 국군 및 UN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서 유공자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군가를 부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백악관 환영만찬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에서 부부 동반 만찬 행사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빠르지만 짧은 일정=문 대통령의 방미는 취임 49일만에 이뤄진다. 이명박 전 대통령(51일)보다 이틀 빠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6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71일만에 방미길에 올랐다. 북핵문제 등 시급한 현안이 반영된 결과다.

28일 출국해 다음달 1일 귀국길에 오르는 3박5일 일정은 역대 대통령보다 짧다.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은 4박6일 일정으로 첫 정상회담 뒤 뉴욕과 LA 동포간담회, 경제계 인사 오찬 등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순방 기간 중 오로지 워싱턴 정상회담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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