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내년부터 양적완화(QE) 출구전략 본격 가동하나

뉴욕=송정렬 특파원 2017. 6. 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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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총재, ECB컨퍼런스서 통화부양정책 축소 시사..시장, 내년부터 채권매입규모 축소 예상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드라기 총재, ECB컨퍼런스서 통화부양정책 축소 시사...시장, 내년부터 채권매입규모 축소 예상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AFPBBNews=뉴스1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7일(현지시간) ECB가 유로존의 경제성장 가속화에 대응, 통화부양정책 축소를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에 유로화는 이날 달러대비 10개월 내 최고수준으로 치솟았고, 유럽 채권가격은 급락했다. 시장전문가들은 ECB가 내년 상반기부터 채권매입프로그램 규모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이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연례 경제정책컨퍼런스에서 “유로존 경제회복이 강화됐을 때 ECB 정책을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은 경기부양이 증가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ECB가 유로존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매달 600억 유로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QE) 프로그램 축소를 시작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시장전문가들과 주요 언론들은 분석했다.

드라기 총재는 여전히 “통화부양정책에서의 출구전략은 점진적으로 이뤄져야하고,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경로가 충분히 안정적일 때에만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ECB, 美 연준 따라 EQ 출구전략 본격 가동하나=이날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중앙은행인 ECB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사한 통화정책 경로를 답습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연준은 2013년 통화부양정책 축소 움직임을 시사하고, 2015년 12월 이후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왔다.

2조3000억 유로 규모의 QE프로그램은 금융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끼쳐왔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 이후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대비 1.4% 상승하며 10개월 내 최고수준인 1.1346달러로 치솟았다. 유럽 각국의 채권수익률은 급등하고 채권가격을 급락했다.

그동안 독일 등 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ECB가 통화정책 방향을 바뀌야한다는 요구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유럽최대의 경제국인 독일은 통화부양정책으로 저축자와 연금수령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면 신속한 종료를 요구해왔다.

특히 ECB의 공격적인 통화부양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지표들이 쌓이고, 에마뉘엘 마크롱이 프랑스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이러한 압력을 더욱 커졌다. 유로존은 16분기 연속 경제성장을 달성했고, 600만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과 소비자 신뢰는 수년래 최고수준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ECB 고위 관리들은 지금까지 올해 12월말까지 지속될 예정인 QE프로그램의 미래에 대한 논의를 피해왔다. 이러한 논의가 금융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유로존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마르코 밸리 유니크레딧 경제학자는 "오늘 드라기 총재는 ECB의 통화정책이 내년에 덜 부양적일 것임을 나타내는 첫 발걸음을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ECB의 변화는 연준이 향후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임을 고수하면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올해 2차례나 금리를 인상한 이후에도 올해 추가적으로 한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나타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1~1.25%다. 또한 연준은 또한 채권과 주택담보부증권으로 구성된 4조3000억 달러 규모의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ECB, 내년부터 QE프로그램 축소”=ECB는 사실 이달 초 정책성명서를 통해 제로 이하 금리를 더 추가적으로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통화부양정책의 종료를 위한 작은 발걸음을 뗐다.

다수의 시장전문가들은 ECB가 9월 또는 10월에 내년 초부터 QE프로그램을 축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밸리는 “ECB는 내년 상반기에 월간 채권매입액을 400억 유로까지 축소하고, 하반기에는 200억 유로까지 추가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수의 시장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빠른 속도의 통화부양정책 축소를 예상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직접적으로 통화부양정책 축소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대신 확대된 경제성장, 줄어든 정치 불확실성을 포함한 유로존의 긍정적인 발전을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정치적 바람은 순풍이 되고 있다"며 "억눌린 수요와 투자를 촉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 발견한 신뢰감과, 유럽의 화합에 대한 지지가 있다“고 말했다.

ECB의 딜레마는 유로존의 성장률이 1분기 미국을 앞지를 정도로 가속화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약한 상태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5월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1.4%까지 떨어졌다. 이는 ECB의 정책목표인 매우 근접한 2% 아래를 상당히 밑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ECB가 내년 중반 이후까지 QE를 지속하기를 원하더라도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의 채권매입으로 인해 특히 독일에서 채권부족 상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뉴욕=송정렬 특파원 song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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